[Who?] '베이징현대차' 주역, 쉬허이 비리 '낙마'

베이징자동차 전 회장…심각한 규율위반 혐의 조사

14년간 베이징자동차 회장 역임…'혁혁한 공'

베이징현대차, 베이징벤츠 등 합작사 설립 주도

中 사정당국, 국유기업 '反부패 드라이브' 속도

쉬허이 전 베이징자동차그룹 회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베이징현대차 합작사 주역인 쉬허이(徐和誼, 66) 전 베이징자동차그룹(BAIC) 회장이 돌연 낙마했다. 최근 중국 국유기업에 대한 사정 바람이 거세게 부는 가운데서다. 

베이징시 당기율검사위는 지난달 31일 밤 웹사이트를 통해 쉬허이 전 회장이 심각한 규율위반 혐의로 현재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홍콩 명보 등 현지 언론이 2일 보도했다. 중국에서 전·현직 고위관료의 심각한 규율위반이란 사실상 부패 비리 혐의를 뜻한다. 

쉬허이 전 회장은 중국 자동차 산업 발전을 이끈 대부로 꼽히는 인물이다. 베이징과기대 강철야금학과를 졸업하고 베이징 국유철강사인 서우강(首鋼) 부총경리, 베이징시경제위원회 부주임 등을 거쳐 2002년 베이징자동차그룹에 부회장으로 합류했다.

당시 현대차와 '베이징현대' 합작사를 차리고 베이징현대차 당서기 겸 회장도 겸임하며 베이징현대가 중국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졌다. 이어 2005년에는 독일 다임러를 중국으로 들여와 베이징벤츠 합작사도 설립하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다.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부터 14년간 베이징자동차그룹 회장을 역임하고 지난 2020년 8월 고령으로 은퇴했다.

그가 회장으로 취임한 해인 2006년 연간 판매량 68만대, 매출액 587억 위안(약 11조원)에 불과했던 베이징자동차그룹은 2019년 연간 판매량 226만대, 매출액 5012억 위안을 기록하며 베이징시 산하 국유기업 중 최초로 5000억 위안 매출 달성 기록도 세웠다. 

2007년부터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어 2018년에는 그룹 산하 전기차 자회사 BAIC 블루파크(北汽藍谷 베이치란구)가 상하이 증시에 상장하며 중국 본토 제1호 전기차 상장사 기록도 세웠다.  

베이징자동차그룹 직원들이 "쉬허이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베이징자동차그룹도 없다"고 말할 정도로 그가 회사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고 중국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베이징자동차그룹은 산하 전기차 사업이 적자에 허덕이고 자체 브랜드는 물론, 합작브랜드인 베이징현대차 매출도 부진하면서 경영난에 빠졌다. 현재 베이징자동차그룹 경영은 사실상 베이징벤츠 합작사에 의존하는 상태다. 지난해 베이징자동차그룹은 전체 매출액의 96%를 베이징벤츠에서 벌어들였다.

명보는 최근 중국 최고 사정당국인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가 국유기업에 대한 반부패 조사에 나선 가운데 쉬허이 전 회장이 낙마한 점을 예의주시했다. 리창 총리도 지난달 31일 국무원 제1차 청렴공작회의를 열어 당중앙 정책결정 집행자·행동파·실무자와 각급 정부·관료들은 청렴하고 사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