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드TV 원조' LG전자 "경쟁 상대는 LG"

점유율 50%···"삼성전자 등 진입 환영"

LG전자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선보인 지 10주년에 다시 한번 재도약 의지를 다졌다. 지난 10년 동안 TV 시장에 올레드가 하나의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보다 심화하는 경쟁 속에서 1위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고객의 페인포인트(고객이 불편해하는 지점)에 집중하며 성장을 거듭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날 서초 R&D캠퍼스에서 2023년 TV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이 같은 의지를 드러냈다. 올해 LG전자는 올레드 TV를 출시한 지 10년을 맞았다. 앞서 2013년 첫 올레드 TV를 시장에 공개했다. 행사에서는 올해 선보일 TV 신제품에 대한 소개와 함께 향후 올레드 시장에 대한 중장기 전략을 밝혔다.
 
전체 TV 시장은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올레드는 유일하게 성장세가 전망되는 분야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2억325만대를 기록해 2010년 이후 처음 2억대를 하회했다. 반면 올레드 TV는 출하량 650만대 수준을 유지했다.
 
LG전자는 현재 올레드 TV 시장에서 사실상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0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올레드 TV 10대 중 6대가 LG 올레드 TV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정재철 HE연구소장(전무)은 “결국에는 고객경험 가치를 이해하고, 페인포인트를 알파9의 6세대를 거듭하며 많은 부분에 혁신과 기술 노하우를 적용했다”며 “향후 10년간 TV 시장을 주도하며 고객경험을 최고로 많이 녹여 넣을 수 있도록 진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많은 국내외 TV 제조업체가 올레드 시장에 진입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경쟁자가 점차 늘어나면서 지난 10년간 올레드 TV 사업을 해 온 것에 대해 자부심을 드러냈다.
 
백선필 HE상품기획담당(상무)은 “이제 전체 TV 업체들이 (올레드를) 하고 있지만 항상 먼저 하는 사람에게 ‘원조’라는 이름이 붙는다”며 “10년간 계속하며 항상 되새기는 건 미래 LG전자의 경쟁 상대는 현재 우리가 만드는 LG 올레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올레드 TV를 프리미엄의 주축으로 형성하기까지 LG전자의 역할이 컸다. LG전자를 시작으로 점차 수요가 많아지자 글로벌 TV 제조업체들은 속속 시장에 합류했다. 현재는 총 21개 브랜드가 올레드 TV 시장에 진입한 상태다. 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올레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50%에 달할 전망이다.
 
최근 이슈가 불거지고 있는 ‘번인(잔상)’ 현상과 관련해서도 지속해서 연구에 매진해왔다고 말했다. 번인은 같은 화면을 오래 보게 되면 화면에 잔상이 남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올레드의 약점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데 앞서 일부 외신을 중심으로 올레드의 번인 현상에 대한 취약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백 상무는 “잔상은 학문이 아닌 경험의 영역이기 때문에 시간이 중요하다”며 “수명을 늘리기 위해 올레드를 싸고 있는 소재도 바꾸면서 계속 연구를 해왔으며 고객이 어떻게 사용하는지 등 경험 축적으로만 가능한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8일 LG전자 서초 R&D캠퍼스에서 열린 2023년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정재철 HE연구소장(전무·왼쪽 둘째)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LG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