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기업 ESG 성패, 꾸준한 평판 관리와 관심에 달렸다

고윤기 법무법인 고우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고우]

기업과 관련된 작년 한 해의 가장 큰 키워드는 ESG였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지속가능한 기업 경영을 위한 3가지 핵심요소를 말한다. 그동안 기업의 평가는 당연히 ‘재무적’인 기준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기업이 얼마의 이윤을 남겼는가가 해당 기업의 핵심 지표였다. 그런데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비재무적’인 지표도 도입하여 기업을 평가하자는 흐름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비재무적 지표’라는 것은 나쁘게 말하면 뜬구름 잡는 소리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ESG를 미래의 지속가능한 기업을 위한 요소가 아니라 ‘규제’로 인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존의 규제에 추가된 또 하나의 규제로 본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은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ESG 경영을 외치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최대한 ESG 문제와 엮이는 것을 피하려고만 한다.
 
언론과 정부에서는 한국형 ESG를 외치지만,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이 없다. ESG의 각 요소를 어떻게 평가하고, 어떻게 수치화할 것인지, 그것을 어떤 기준으로 할 것인지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자본이 충분한 대기업들은 해외의 기준과 사례를 따라서 ESG 경영을 표방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처지에서는 대책이 없다. 앞으로 정부 입찰 등에서 ESG를 평가한다는 뜬소문까지 돌고 있어, 중소기업의 불안감은 더욱 크다.
 
필자는 지금까지 많은 기업과 연예인의 악플, 평판 등과 관련한 사건을 진행해 왔다. 기업에 불리한 내용은 인터넷을 타고 발 없는 말이 되어 급속도로 퍼지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조처를 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이것도 기업 평판관리의 일종인데, 이미 일어난 일을 가지고 하는 사후조치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필자가 ESG와 관련해서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자연스럽게 기업의 사회적 평가의 관리가 되었다. 이는 사건·사고가 발생한 후에 진행하는 조치가 아니라, 평상시에 기업의 평판이 유지 또는 제고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인터넷에 떠도는 기업과 관련된 기사, 댓글, 커뮤니티나 블로그 등에서의 언급 같은 것을 종합하여 이를 어떤 지표로 만들 것인지에 대해 연구 중이다.
 
지금까지는 기업과 관련한 언론에서 주목되는 사고, 소송 등이 없으면, 사회적 평판이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즉 기업에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딱히 기업이 자신의 사회적 평가를 관리하지 않아도, 평판이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ESG라는 지표가 실제 기업평가에 활용되고, 계약 등에 반영이 된다면, 달라질 것이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기업의 사회적 평판이 저하되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올해는 정부 차원에서 한국형 ESG의 기준이 구체화 될 가능성이 높다. ESG라는 개념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 우리 회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