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의 배신] <①안전자산도 속수무책>주식형 -24.18%, 채권형마저 -2.43%… "해지하자니 페널티 뜯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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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2-11-0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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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접투자 대신 택했건만 수수료 내면서 원금 까먹어

  • 1년 평균 수익률 주식형·채권형·혼합형 모조리 손실

  • 운용사 "긴호흡 가지고 투자" 개인 투자자 전전긍긍

투자자들의 재테크 문화가 확산되면서 주식시장을 통한 직접투자뿐 아니라 펀드를 통한 투자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분산투자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구조로 초보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 소개되는 펀드. 하지만 최근에는 시장상황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서 손실만 키우는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이에 본지는 전반적인 펀드 운용 실태를 들여다보고 펀드를 설계하는 자산운용사들의 공과와 함께 해결책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자료=금융투자협회]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심화된 가운데 비교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된 펀드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산운용 전문가인 펀드매니저들도 악화된 시장상황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저조한 수익률에 실망해 손절하려는 고객도 중도해지 페널티 때문에 고민이 쌓인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5~10월) ETF를 제외한 공모펀드 설정액 추이를 살펴보면 △5월 67조6126억원 △6월 52조3304억원 △7월 63조1109억원 △8월 53조9693억원 △9월 48조8074억원 △10월 57조6408억원 등이다.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월평균 26.11%(20조2705억원)씩 줄어든 셈이다.
 
펀드 유형 중 대표적으로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주식형의 경우 △1개월 -11.97% △6개월 -20.64% △1년 -24.18%를 기록했다. 이어 채권형은 △1개월 -0.94% △6개월 -1.85% △1년 -2.43%로 주식형보다 손실폭이 적었다.

이처럼 주식시장 영향을 크게 받는 주식형뿐만 아니라 안전자산 성격이 강한 채권형에서도 손실이 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채권 펀드 중 위험도가 ‘매우 낮음’ 등급의 상품도 1년 수익률이 평균 -2.43%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채권을 비중에 따라 편입해 시장 대응에 적합하다고 평가받는 혼합형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혼합형의 경우 주식편입 비중에 따라 손실폭이 갈렸다. 주식고편입형의 수익률은 △1개월 -8.45% △6개월 -13.64% △1년 -15.39%를 기록한 반면 주식저편입형의 경우 △1개월 -3.19% △6개월 -6% △1년 -7.28%로 집계됐다.
 

[자료=금융투자협회]

투자자 입장에서는 펀드의 분산투자 방식이 직접투자보다 위험도가 낮다는 점에서 펀드를 선택한다. 하지만 수익률은 고사하더라도 자산운용사에 운용수수료까지 내가며 손실을 보고 있다는 상황에 불만이 터져 나온다. 운용수수료는 운용사 또는 상품유형마다 다르지만 0.1~0.5% 수준 안팎이다.
 
3년 전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했다는 30대 직장인 A씨는 “업무환경상 시장을 일일이 들여다보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수수료를 주더라도 재테크 개념으로 펀드를 선택했다”며 “주식시장이 활황일 때 직접투자하는 지인들보다 수익률이 적어서 아쉬운데 하락장일 때도 수수료를 내고 손실을 봐야 하니 억울한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고객의 불만에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구조적인 한계점이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자산운용사 상품개발팀은 내부적으로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개발한다. 이는 금융당국 승인을 거쳐 판매사를 통해 고객에게 판매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때 고객에게 판매될 때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된다. 또 판매된 상품의 수익을 추구하고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개월마다 투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하지만 당장의 시장상황만 반영하기는 어렵다.
 
이에 재테크 수단으로 펀드를 고려하는 투자자의 경우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한 투자유형, 자산편입 비중,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기간 등이 명시된 상품 설명서를 충분히 숙지한 후 신중한 투자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금융상품마다 다르지만 상품화하려면 통상 6개월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며 “펀드를 실시간 투자상품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펀드는 긴 호흡을 가지고 투자해야 하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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