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특검·민심 르포]① 서울역 시민들 "특검 하든 안 하든 '진실 투명하게' 밝혀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서현 수습기자
입력 2022-10-24 05: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민심 쟁탈하려다 되레 멀어져…"민생보다 중요한 것 없어"

23일 서울역 광장에 자유민주당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을 요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김서현 수습기자]

23일 오후 1시. 일요일 서울역 앞. 버스종합환승센터 정류장에서 서울역으로 들어서는 길에는 현수막 여러 개가 걸려있었다. 스치듯 본 현수막이 어림 잡아도 5개가 넘었다.
 
'김일성주의자 문재인과 종북주사파 이재명을 즉각 구속하라'는 자유민주당 현수막 하나. '화천대유 대장동 사건'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자, 보수 단체를 중심으로 이 대표를 구속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이 느껴졌다.

이 대표가 지난 21일 국회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통해 제기한 '특별검사제(특검) 도입' 요구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은 여야의 날선 공방처럼 엇갈렸다.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와 '도입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팽팽했다. 하지만 시민들이 한목소리로 바라는 것은 특검 도입 여부와 상관없이 진실을 밝혔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시민들이 서울역 안 의자에 앉아 KTX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서현 수습기자]

"검찰 수사도 충분, 특검 반대" vs "정권 영향 피하려면 특검 도입해야"
김모씨(77·남)는 "이전부터 국민의힘이 40차례나 특검 도입을 건의했는데, 당시 이재명 당 대표가 안 한다고 하지 않았냐"라며 "지금 어느 정도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특검을 하자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서모씨(30·남)는 "시간 끌기로 느껴진다"며 "최근 핵심 관계자인 유동규가 석방돼서 나오는 등 이미 나올 건 다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특검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권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기에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모씨(72·남)는 "특검을 통해 국민이 정말로 궁금한 걸 밝혀서 알려주는 게 민주주의 정신을 실현하는 것이다"라며 "이 대표는 지금 표적 수사를 당한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의혹이 제기되지 않도록 특검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방모씨(65·여)는 "특검을 통해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양모씨(59·남)도 "확실한 수사를 위해 검찰 수사와 별개로 특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야 싸움 이젠 지쳐···민생보다 더 중요한 것 없어"
대장동 특검 도입을 넘어 여야 싸움에 관심이 없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잇따른 정쟁(政爭)으로 정치 피로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야는 특검 발의·고발 등을 통해 민심 잡기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이 대표 소환 통보에 대한 맞대응으로 지난 7일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추가 고발했다. 하지만 되레 여야 생각과는 다르게 민심이 멀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정모씨(26·여)는 "정치 피로도가 너무 쌓여 이제는 관심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모씨(52·여)도 "여야 싸움에 지쳤다"며 "서민들 고통보다 정권 다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으로 경제가 힘든 상황에서 민생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서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50대 이모씨는 "아침 7시에 나와 장사하고 저녁에 들어가면 뉴스 볼 시간이 없다"며 "요즘 장사가 되지 않아 힘들다며 뉴스만 보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