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기부, 美 판촉전에 26억 들여 1500만원 판매…참여 中企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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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입력 2022-10-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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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브랜드 엑스포ㆍK미니콘 판촉전' 판매 실적 1465억원

  • 케이콘LA 판촉전 대비 예산 3배 투입…성과는 15분의1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피어17에 마련된 K미니콘 공연장 내 판매부스가 썰렁한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연 중소기업 판촉전에 총 26억원의 예산을 들였으나 판매 실적은 1500만원에 못 미치는 등 성과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일정에 맞춰 행사를 급하게 준비하다 보니 홍보가 덜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일영 의원실이 중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0~21일(현지시간) 양일간 미국 뉴욕 피어17에서 진행된 ‘K브랜드 엑스포’와 ‘K미니콘 판촉전’의 판매실적은 총 825건, 1만200달러(약 1465만원)로 집계됐다.
 
K브랜드 엑스포는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한 수출 상담회로, 중소기업 70개사가 참여했다. 해당 행사에는 부스 설치비 및 현지 인력 운영, 바이어 상담 및 통역, 영상 카탈로그 제작 등 홍보‧마케팅비로 총 13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같은 기간 열린 K미니콘 판촉전은 한류 행사와 연계한 중소기업 제품 판매 행사로, 중소기업 29개사가 참여했다. 한류스타 초청 콘서트 및 이벤트, 판촉전 부스 제작·운영, 사전·사후 홍보영상 제작을 위해 총 13억원의 예산이 사용됐다.
 
중기부는 두 행사를 위해 총 26억원을 투입했지만 성과는 부진했다. 이틀간 행사에 참여한 중소기업 99개사의 판매실적을 모두 더해도 1500만원을 넘기지 못했다.
 
이번 행사에 앞서 중기부가 주최한 ‘K컬렉션 위드 케이콘(KCON) LA’와 비교하면 부진한 성적이 더욱 부각된다. 중기부는 지난 8월 19일부터 22일까지 미국 LA에서 열린 케이콘 행사와 연계해 중소기업 제품 수출상담‧판촉전시회를 개최했다.
 
당시 행사에는 중소기업 47개사가 참여해 총 6405건, 15만6488달러(약 2억2472만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중기부 예산은 8억6500만원이 사용됐다.
 
이전 행사에 비해 이번 행사 기간이 비교적 짧았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참여 기업은 2배, 중기부 예산은 3배가 증가했으나 판매실적은 15분의1 수준에 그쳤다는 점에서 성과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정 의원은 “윤 대통령 순방일정에 억지로 끼워넣기 위해 급하게 준비된 K브랜드 엑스포는 케이콘 LA의 3배나 되는 예산이 소요되고 참여 중소기업 수도 2배가 넘지만 실적이 저조하다”며 “무리한 일정으로 중소기업 판매실적을 떨어뜨려놓고 정작 대통령은 오지도 않은 것은 윤 대통령과 중기부가 얼마나 중소벤처기업들을 홀대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참여 중소기업들 사이에서도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두 행사에 모두 참석한 한 중소기업 대표는 “LA 판촉전 판매 실적이 좋아 뉴욕 판촉전에도 기대를 안고 참여했지만 판매 금액보다 준비 비용이 더 들었다”면서 “홍보가 제대로 안 돼 방문객이 적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K브랜드 엑스포와 K미니콘의 상담 실적은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상담횟수는 501회, 상담금액은 5106만 달러(약 731억5366만원)다. 이는 케이콘 LA 당시 상담횟수 229회, 상담금액 1092만 달러(약 156억4290만원)에 비해 높다. 단 상담실적은 수출 가능성을 가늠해 보기 위해 집계하는 수치로,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중기부 관계자는 “케이콘 LA는 4만명의 관람객이 참여한 반면, K미니콘은 4000명 내외가 모여 행사 규모 자체가 달랐다”면서 “K브랜드 엑스포의 경우 뉴욕 물가와 환율 문제로 예산이 더 소요된 측면이 있으나 세계 경제문화 중심지에서 처음 개최한 행사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기부는 아주경제 보도 이후 설명자료를 통해 “현장에서는 100만달러(약 14억원)의 수출계약을 이뤄낸 사례도 있었다”며 “현재 많은 참여 기업들이 현지 바이어 등과 후속 수출계약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기부는 뉴욕 행사를 공동 진행한 롯데 등 대기업과 함께 중소기업의 수출계약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서 통번역, 물류 배송, 직매입 등을 지원할 것”이라며 “높은 상담실적이 실제 수출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지원을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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