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방문한 오세훈의 '서울 생각'...고품질 임대주택·에코지구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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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김두일 선임기자
입력 2022-08-0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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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고품질 공공주택 '피나클 앳 덕스톤' [사진=연합뉴스]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 의지를 재확인했다. 오 시장이 노후 임대주택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확대해 고밀 개발하겠다고 밝히면서 서울시 내 재건축을 앞둔 영구·공공임대 단지들이 고품질 공공주택으로 탈바꿈할지 주목된다.

세계도시정상회의(WSC)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오 시장은 30일(현지시간) 오전 싱가포르의 고품질 공공주택 '피나클 앳 덕스톤'을 찾아 취재진에 "노후 임대주택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확대해 고밀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새집을 지을 택지가 없는 서울에서 신규주택을 건설해 저렴하게 공급할 방법은 노후 임대주택 재건축"이라며 "결국 이것이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실질적인 신규 택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나클 앳 덕스톤처럼 노후 임대주택 용적률을 평균 100%대에서 300~500%로 확대해 고밀개발한다면 임대주택을 2배 이상 공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평형 확대,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 확보도 가능하므로 타워팰리스 같은 임대주택을 충분히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서울시 노후 임대주택, 고품질 공공주택으로 탈바꿈하나
싱가포르는 정부가 토지의 90%를 소유하고 있고, 전체 분양주택의 78.7%를 주택개발청(HDB)이 보유하고 있다. 싱가포르 주택정책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진 오 시장은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을 구체화하기 위해 피나클 앳 덕스톤 등 하루 종일 관련 현장을 집중적으로 돌아봤다.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30일 오전(현지시간) HDB 주택전시관에서 탄 멍 두이 싱가포르 주택개발청장으로부터 HDB 현황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높이 50층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공공주택으로 알려진 피나클 앳 덕스톤은 싱가포르의 대표적 관광·업무지구인 마리나베이와 약 3km 떨어진 도심에 위치했다. HDB가 가장 오래된 주택을 2009년 허물고 도심에서 일하는 중·저임금 근로자에게 저렴하게 공급했다. 총 7개 동에 현재 1848가구가 살고 있다. 26층과 50층은 스카이브리지로 연결됐다.

오 시장은 지난 4월 '서울 임대주택 3대 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서울의 첫 재건축 임대주택인 하계5단지를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1호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 시는 하계5단지 용적률을 당초 93.11%에서 435%까지 상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가구 수를 기존 600가구에서 1600가구 이상으로 2배 넘게 늘리고 주택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하계5단지뿐만 아니라 서울시는 앞으로 재건축이 진행될 시내 노후 임대주택 단지를 피나클 앳 덕스톤처럼 고밀 재건축 임대주택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현재 서울 시내에서 재건축을 앞둔 영구·공공임대 단지는 총 34곳에 이른다.

오 시장은 "저소득 도시근로자를 위해 값비싼 아파트 사이 과감하게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PLH(Prime Location Housing) 모델의 취지는 서울시의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며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도 자산이 부족한 신혼부부, 청년, 사회초년생 등이 살 수 있도록 도심·역세권에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 노인·육아 문제 동시 해결하나...'3대 거주 주택' 구상
오 시장은 싱가포르 북부에 위치한 실버타운인 '캄풍 애드미럴티'를 방문해 세대통합 주거단지를 형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도시 외곽의 한적한 곳에 조성된 기존의 실버타운과는 달리 캄풍 애드미럴티는 세대통합형 주거단지로서 아이를 키우는 부부가 많이 사는 10여개의 공공주택 단지 한가운데에 조성됐다.

캄풍 애드미럴티에는 활동반경을 넓히기 어려운 노인이 종합병원이나 공원, 커뮤니티 시설, 쇼핑센터·은행 등을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각종 편의시설들이 한곳에 배치됐다. 이곳에서는 주변 공공주택 단지에 거주하는 자녀가 아이를 부모님 집이나 건물 중층부에 있는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하는 것이 일상이다.

서울시는 캄풍 애드미럴티를 모델로 서울의 노인복지주택인 이른바 '골드빌리지'와 '3대 거주형 주택'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골드빌리지는 주거와 의료, 편의시설을 모두 갖춘 공공형 주택으로 은평구 혁신파크 부지와 강동구 고덕동 시립양로원에 시범단지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3대 거주형 주택은 부모-자녀-손자녀가 '한 지붕 두 가족' 형태로 함께 사는 것이다. 이를 통해 부모와 자녀가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면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재건축을 앞둔 하계5단지에 이 같은 형태를 시범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자녀 육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공공주택 모델"이라며 "싱가포르는 자녀와 왕래가 용이한 세대융합 주택을 공급하거나 부모와 가까운 곳에 주택을 구매할 경우 '근접주거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3세대가 모여사는 것을 국가정책으로 장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최첨단 기술 집약한 에코지구·디지털지구도 방문
이날 오 시장은 오염된 어촌마을에서 싱가포르 최초의 친환경 스마트시티로 개발 중인 '풍골 에코타운'도 방문했다. 풍골 에코타운은 좁은 국토와 인구증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싱가포르가 프로젝트성 성격으로 개발한 신도시다.

오 시장은 또 '풍골 디지털지구'를 방문해 블록체인 실증실험으로 물리적 공간·데이터·통신 인프라를 통합한 3D 도시계획을 청취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30일 오후(현지시간) 풍골 디지털지구(Punggol Digital District)를 방문해 블록체인 실증실험으로 물리적 공간·데이터·통신 인프라를 통합한 '3D 도시계획'에 대해 청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싱가포르는 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풍골 일대를 스마트 행정·첨단 에너지 활용·도시경제 활성화·탄소 중립이 실현된 아시아 스마트 지구로 개발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오 시장은 "앞으로의 임대주택은 실제 시민의 삶을 고려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완전히 탈바꿈시키겠다"며 "최첨단 기술을 집약해 에너지를 저감하는 등 다양한 고품질 임대주택을 구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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