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동안 韓 투자 순유출 407조…"과도한 시장 규제로 국내 투자 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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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7-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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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00년 이후 국내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는 주요국보다 크게 증가했지만, 외국인들의 직접 투자 증가세가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투자 순유출 규모는 3105억 달러(약 407조4400억원)로 집계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6일 ‘우리나라 해외직접투자·외국인직접투자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22년 동안 국내 투자 순유출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2000년부터 2021년까지 해외직접투자(ODI, 국내→해외)와 외국인직접투자(FDI, 해외→국내) 증가율을 GDP(국내총생산) 증가율과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 증가율(2465.7%)은 GDP 증가율(212.0%) 대비 11.6배를 기록했다. 이는 G7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일본은 해당 기간 명목 GDP 0.6% 감소로 비교대상 제외)이다.

반면 국내 외국인직접투자 증가율(501.9%)은 GDP 증가율의 2.4배로 영국(5.5배), 프랑스(3.7배), 이탈리아(3.3배), 미국(3.1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다만 해당 기간 경제성장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누적액 증가율에서 우리나라의 외국인직접투자는 1위를 차지했다. 해외직접투자는 우리나라가 G7 국가들과 월등한 차이를 보이며 1위에 올랐다.
 

[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

또한 해당 기간 우리나라 투자 순유출은 3105억 달러에 달했으며, 미국은 3조7163억 달러(약 4879조5000억원), 영국은 9685억 달러(1271조6405억원)가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1조4988억 달러(약 1967조3200억원), 독일은 9892억 달러가 순유출됐다. 투자 순유출액은 해외직접투자(ODI) 누적액에서 외국인직접투자(FDI) 누적액을 차감해 산출했다.

경총은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가 빠르게 증가한 이유로 경쟁국보다 협소한 내수시장, 과도한 시장 규제, 취약한 조세경쟁력 등이 국내 투자 결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했다. 우리나라 내수(소비+투자) 규모는 2020년 기준으로 미국 내수와 비교해 13.7배 적다. 일본은 3.2배, 독일은 2.3배, 영국은 1.7배 차이가 난다. 규제는 노동, 안전・보건, 환경, 건설・입지, 공정거래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 산재했으며, 중대재해처벌법 등 과도한 기업인 형벌조항까지 가중돼 기업 혁신과 신산업 탄생을 저해한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최저임금의 과도한 상승, 획일적 주52시간 등의 경직된 노동정책과 대립적 노사관계가 우리 기업의 경영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해석했다.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조세정책에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 순위가 2000년 OECD 국가 중 28위에서 올해 9위까지 급상승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상속세율은 OECD 최고 수준(현 최대 60%)이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지난 20여년 동안 우리 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G7 국가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면서 투자 순유출 규모가 늘어났다”면서 “이는 해외시장 개척 등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국내 투자환경이 개선되지 못한 것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의 투자 총량을 키우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확대하려면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와 조세경쟁력 강화, 노동규제 개혁 등으로 기업 투자환경을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게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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