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짠물투가 따로 없네"…연비 정점에 오른 2세대 '니로', 가격경쟁력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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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2-0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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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2세대 '니로' 전면부 디자인 [사진=김상우 기자]

기아 ‘니로’가 2016년 1세대 출시 이후 6년 만에 2세대 모델로 돌아왔다. 1세대부터 ‘연비 깡패’라 불렸지만 이번에는 더 강력한 ‘짠물투’를 보여주겠다는 듯 리터(ℓ)당 20.8㎞의 괴력을 장착했다.

지난 27일 2세대 니로를 몰고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경기도 가평군까지 왕복 약 130㎞를 시승했다. 시승차는 최상위 시그니처 트림으로 스마트 커넥트(90만원), 하만카돈 사운드(60만원), 하이테크(80만원), HUD팩(65만원), 컴포트(70만원), 선루프(45만원) 등 풀옵션을 달았다.

외관 디자인은 확실히 1세대와 크게 달라졌다. 기아의 디자인 정체성인 타이거 페이스를 후드부터 A필러(전면유리 기둥)까지 확장해 패밀리룩의 연속성을 이어간 느낌이다. 심장 박동을 형상화했다는 LED 주행등도 디자인 차별화 요인이며, C필러(2열 창문과 트렁크를 잇는 기둥)는 부메랑 모양의 LED 리어램프와 통합하면서 1세대의 흔적을 지워버리고 있다.

C필러는 안쪽으로 공기가 지나갈 수 있도록 구멍을 만들어 놓았다. 디자인 차별성을 부여하면서 공기저항 최소화로 연비를 높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상위 시그니처 트림에 한해서 C필러 색상도 선택할 수 있게 한 점도 독특한 점이다.
 

기아 2세대 '니로' 측면부 디자인 [사진=김상우 기자]

차 길이는 4420㎜으로 기존 대비 65㎜ 늘어났다. 실내 공간 크기를 좌우하는 휠베이스도 2720㎜로 20㎜ 커졌다. 트렁크 용량 역시 기존보다 15ℓ 확대된 451ℓ다. 트렁크 바닥의 높이를 일원화해 2열 시트를 접으면 공간 평탄화가 이뤄져 더 많은 짐을 싣거나 ‘차박’으로 활용 가능하다.

운전석에 앉아보니 시야각은 세단에 가까웠다. 전고가 이전보다 10㎜ 커진 1545㎜지만 ‘스포티지’ 전고인 1660㎜와 다소 차이가 있다. 계기판에서 내비게이션까지 직선으로 이어진 10.25인치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는 하이테크 이미지를 잘 살려준다. 센터패시아 중앙부의 터치형 조작버튼과 전자식 변속 다이얼(SBW)도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주행 성능은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꽤 달라졌다. 에코와 스포츠로 이뤄진 드라이브 모드에서 스포츠로 놓고 페달을 밟으면 기대 이상으로 잘 치고 나간다. 36마력의 전기모터와 최대 105마력의 1.6ℓ GDi 엔진이 잘 어우러져 차를 쭉쭉 밀어준다. 다만 에코 모드로 변환하면 민첩성이 떨어진다. 시내 주행에 고려한 연료 소모량의 극대화를 위해 토크를 낮춘 결과다.
 

기아 2세대 '니로' 실내 1열 디자인 [사진=김상우 기자]

연비 역시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기착지까지 에코 모드로만 밟으니 ℓ당 20㎞가 넘었지만, 스포츠 모드로 주행하니 ℓ당 17㎞까지 떨어졌다. 그래도 일반 내연기관차와 비교 불가한 연비다. 시승행사에서 ℓ당 23~26㎞를 찍는 기자들이 수두룩했다.

정숙성은 합격점이다. 하이브리드의 조용한 구동계에 이중접합 유리가 풍절음을 잘 차단해준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부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보조 등 각종 첨단 기능은 여타 기아 라인업과 다를 바 없는 충실함이다.

다소 길게 느껴지는 제동거리는 아쉬운 점이다. 그러나 고속 주행을 타깃으로 한 차량이 아니기에 딱히 흠이라 볼 수도 없다. 고속 주행의 코너링도 조금 아쉬운 면이나 고스펙을 욕심낼 수 없는 법이다.
 

기아 2세대 '니로'는 2열을 완전히 접어 트렁크 용량을 늘릴 수 있다. [사진=김상우 기자]

전체적으로 2세대 니로는 도심주행에 최적화한 소형 SUV다. 최강의 연비는 타면 탈수록 이득이며, 각종 편의기능과 높아진 공간 활용도 역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만하다. 그러나 크게 높아진 가격대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이전 모델 대비 최대 289만원이 올랐으며, 최상위 트림인 시그니처에서 넣을 수 있는 7가지 옵션을 모두 추가한 풀업션은 3736만원이다.

물론 트렌디(2660만원)와 프레스티지(2895만원)로 선택지를 넓혀 가성비는 챙겼다고 볼 수 있지만, 대다수 소비자가 기본 이상의 옵션을 장착하고 최상위 트림에 관심을 보인다는 점에서 가격경쟁력이 많이 떨어졌다. 소비자들이 현대차 ‘코나’ 하이브리드부터 준중형 SUV ‘투싼’ 하이브리드,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모델 등 비슷한 가격대 모델을 두고 고심을 거듭할 것 같다.

2세대 니로는 사전예약 첫날 1만6300대의 흥행에 성공했지만, 꾸준한 인기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니로가 기아의 친환경 전환 과정의 핵심 모델인 점에서 가격 접근성을 높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심장 박동을 형상화했다는 LED 주행등이 인상적이다. [사진=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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