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창 기자]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한 기업이 묘수를 냈다. 비상장기업의 주식이 거래되는 K-OTC에 계열사를 등록시킨 뒤 이곳으로 회사의 투자자들을 옮기기로 한 것이다. 회사의 주식을 인적분할해 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나눈 뒤 K-OTC 등록 계열사에 합병한다.

이 회사의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 3일이다. 그때가 되면 코스닥에는 껍데기만 남겠지만 기존 주주들은 K-OTC에서 당장 거래할 수 있는 주식을 받게 되니 불만이 크지는 않다. 이렇게만 보면 묘수다.

문제는 주가다. K-OTC 등록된 계열사의 주가가 합병 이전부터 너무 올랐다. 시장에 등록한 지 한 달도 안돼 시가총액이 14조원을 넘어서며 K-OTC 대장주가 됐다. 한때 매출 60조원을 바라보는 한국전력의 시총과 비슷하다. 이 회사의 연매출은 100억원에 불과하다. 누가 봐도 비상식적인 상황이다. 알고 보니 묘수가 아니라 꼼수다.

상폐 위기에 처한 코스닥 상장사는 'OQP', 주가가 급등하며 K-OTC의 대장주가 된 종목은 '두올물산'이다. 이미 OQP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포털의 종목게시판에서는 두올물산 이야기만 나온다. OQP 주주들은 상폐여부에 신경도 안 쓰고 하루빨리 12월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두올물산의 주가 급등에는 수상한 점이 많다. 주가가 고점을 찍는 동안에도 하루에 단 한 개의 주식만 거래된 경우도 있다. 주가가 급등하는 데 거래량이 터지지 않는다는 것은 자전거래가 강력하게 의심되는 지점이다. 오픈채팅방에서는 "2시 전에 끌어올려 상한가로 마감하겠노라"는 글이 올라오고 실제로 주가도 그렇게 움직였다. 두올물산의 지분을 대부분 최대주주와 회사 임원이 들고 있어 가능한 일이다.

아쉬운 것은 시장을 운영하는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의 대응이다. 아예 대응이랄 게 거의 없다. 이해 가는 바는 있다. 기업의 분할과 합병은 고도의 경영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다. 상장시장 운영주체라고 해서 이래라저래라할 영역은 아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해당 시장에서 거래하는 투자자들이 피해가 예상된다면 강력한 경고는 나올 만 하다.

더 큰 문제는 바로 투자자들의 과욕이다. 몰랐다는 말이 통할 리 없다. 내 종목이 상폐를 당했는데 뭐라도 해보고 싶은 심정은 이해된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누가 보아도 문제가 많다. 지금 두올물산의 주가는 정상이 아니다. 눈먼 투자자들은 신약개발에 대한 기대감 등을 운운하고 있지만 그걸 인정해주기에도 두올물산의 주가는 과도하다. 정신들 차리시라. 광기에서 나오시라. 그리고 회사에 요구하시라. 꼼수가 아니라 경영을 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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