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 위기' 지적에... 장르 다변화로 돌파구 찾는 게임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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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1-10-1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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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MORPG 장르 편중, 확률형 아이템 의존 지적

  • 루트 슈터, 전장 액션 등 새로운 장르 도전 나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최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 현장.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가 해외 게임사가 개발한 가상현실(VR) 게임을 시연했다. 미국 게임사 밸브(Valve)의 VR 1인칭 슈팅게임 ‘하프라이프: 알릭스’다. VR 기기를 통해 가상 공간에서 물건을 짚고 던지는 모습이 사실적으로 구현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이와 비교된 게임은 엔씨소프트가 내달 4일 출시하는 신작 모바일게임 ‘리니지W’였다. 이상헌 의원은 “1990년대 중반에 설립돼 15년 동안 어떤 회사는 가상현실 게임의 수준을 이만큼 올려놨고, 어떤 회사는 이용자들의 결제를 유도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수준만 높였다”고 지적했다.

두 회사의 게임을 단순 비교할 순 없지만, 이 의원의 발언은 국내 게임사들이 직면한 위기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국내 게임사들은 소수의 인기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게임 개발에만 집중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MMORPG는 북미, 유럽 등 서구권 이용자가 선호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MMORPG의 핵심 사업모델인 확률형 아이템이 과도하게 결제를 유도한다는 논란이 계속되면서 국내 이용자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구글, 애플 양대 앱마켓에서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 게임들은 MMORPG이지만, 국내 게임사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시도에 나서고 있다.

넥슨이 개발 중인 ‘프로젝트 HP’, ‘프로젝트 매그넘’ 등이 대표적이다. 프로젝트 HP는 넥슨이 신규개발본부를 설립한 후 처음 선보이는 신작으로, 전장형 PvP(이용자 간 대결) 액션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16대 16, 12대 12 등 이용자 다수가 근거리에서 맞붙어 싸우는 백병전 콘텐츠가 특징이다. 넥슨은 프로젝트 HP를 통해 이 장르를 대중화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넥슨 넷게임즈가 개발하고 있는 신작 '프로젝트 매그넘' 이미지[사진=넥슨 제공]

프로젝트 매그넘은 자회사 넷게임즈가 개발하고 있는 신작으로, RPG(역할수행게임)에 슈팅 게임 요소를 접목한 ‘루트 슈터’ 장르의 게임이다. 이 또한 넥슨이 기존에 시도해보지 않은 장르다. 게임 플랫폼도 PC와 콘솔을 택했다. 지난달 2일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 플레이스테이션 유튜브 공식 채널에 업로드된 홍보 영상은 게시 일주일 만에 조회수 160만건을 돌파했다. 넥슨은 현금을 써야만 강해지는 ‘페이 투 윈(Pay to win)’ 사업 모델을 도입하지 않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넷마블은 메타버스 분야로 발을 넓히고 있다. 넷마블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는 지난 8월 말에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가상현실(VR) 플랫폼 개발, 가상 아이돌 등 게임과 연계된 메타버스 콘텐츠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게 목표다.

장르 다변화를 통한 새로운 도전이 게임업계가 가야 할 길이라는 점은 앞서 펄어비스, 크래프톤이 증명했다. 지난해 3만~4만원대에 머물던 펄어비스 주가는 9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지난 8월 유럽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21’에서 공개한 신작 ‘도깨비’가 국내외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영향이다. 신작 도깨비는 주인공이 도깨비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독특한 세계관으로 풀어낸 수집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PC와 콘솔용으로 개발되고 있다. 펄어비스가 공개한 트레일러를 보면, 주인공이 다양한 도깨비로 역동적인 액션을 펼치는 모습이 고품질 그래픽으로 구현됐다. 펄어비스는 향후 가상 세계에서 현실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메타버스 요소를 접목하겠다고 밝혔다. 배틀로얄 총싸움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도 아무도 시도하지 않는 장르에 도전해 아시아, 북미 유럽 이용자 모두를 사로잡았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신작 모바일게임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를 개발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RPG는 긴 이용 시간을 요구하는 장르로, 서구권보다 한국과 중국, 동남아 등 일부 국가 이용자만 한다”며 “장르를 다변화하지 않으면 한국 게임산업에 큰 위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펄어비스 신작 '도깨비' 이미지[사진=펄어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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