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업체 담합했나"··· 배달료 인상에 외식업주 '한숨'

김경은 기자입력 : 2021-08-03 07:00

일부 배달대행업체가 이달부터 배달 수수료를 인상한다. [사진=연합뉴스]


# 경기도 구리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35)는 이달부터 고객에게 받는 배달팁을 500원 인상했다. 배달대행업체가 가져가는 기본요금이 건당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오르자 불가피하게 내린 결정이다. 김씨는 “두 달 전에 식자재값 인상으로 음식 가격을 올리고 이번에 배달팁까지 조정하게 돼서 주문이 끊길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배달대행업체가 음식점에 부과하는 배달 수수료가 또 오른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폭염이 겹치자 배달대행업계가 이를 명목으로 기본 요금 인상을 단행했다. 이를 계기로 배달대행업계는 라이더 유출을 방지하게 됐지만 요금 인상 분은 음식점주와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배달대행업계 수수료 인상··· 업체 간 담합 논란도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 배달대행업체(지사)들이 수수료를 인상한다. 지역 지사는 생각대로, 바로고, 부릉 등 본사와 계약을 맺고 지역구 단위 배달 물량을 맡아 대행하는 곳으로 자체적으로 배달 수수료를 책정한다. 수도권의 경우 평균 1~1.5㎞당 3000~4000원의 기본요금을 받고 심야‧우천‧폭염 시엔 각각 할증이 500~1000원씩 추가된다.

이달부터는 기본요금이 더 올랐다. 서울 관악구와 성북구, 경기 구리와 동탄 등 일부 지사는 지난 1일자로 수수료를 500원씩 인상했다. 일부 지역의 경우 각기 다른 배달대행업체 소속 지사들이 일제히 수수료 인상을 단행하면서 업체 간 담합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동탄2신도시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생각대로, 바로고 등 4~5개 업체가 같은 날짜에 수수료 인상을 단행했다”며 “이게 담합이 아니면 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본사는 손을 놓고 있는 현실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 내에서 각 업체 지사장들이 모여 (수수료 인상을) 협의하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수수료는 각 지사에서 결정하도록 하고 있어 본사가 제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담합 논란에 대해선 “시장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라고 해명했다.
 
◆업계 "시장 경쟁으로 인상 불가피" vs 점주 "부담 커져"
업계는 과열된 시장 상황을 배달 수수료 인상의 근거로 제시했다. 최근 들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확산하고 폭염이 겹치면서 배달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 바로고에 따르면 지난 주말(7월 30일~8월 1일) 배달 처리 건수는 271만여건으로 한 달 전(6월 25~27일)에 비해 20.2% 증가했다. 이에 비해 라이더 수는 좀처럼 늘지 않고 있어 배달 인력을 끌어오기 위해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항변이다.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된 개정 산재보험법도 업계의 수수료 인상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전까지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플랫폼 종사자가 산재보험 ‘적용 제외’를 신청하면 의무 가입 대상에서 벗어났지만 개정법으로 가입이 의무화됐다. 내년 1월부터는 고용보험도 의무 가입해야 한다. 보험료는 라이더와 사업주(지사)가 반반 부담한다.

바로고 관계자는 “산재‧고용보험이 개정되면서 지사장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새로 생기거나 이전보다 높아졌다”며 “기존과 같은 배달료를 받고 사업을 유지하기에는 운영상에 부담이 있어서 수수료를 올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프로모션이 워낙 많다 보니 대행업체 소속 라이더가 이탈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에 대비해 라이더 혜택을 늘리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배달 수수료는 한 곳이 올리면 한꺼번에 따라 올리는 경향이 있어 이번 인상이 업계 전반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한 부담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미 일부 업주들은 지난 1일을 기점으로 배달팁을 인상했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배달팁이 아닌 음식 가격을 올려야 소비자 저항이 덜하다”며 대응 방식에 대한 공유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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