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붕괴 아파트, 4일 전면 철거...허리케인 접근에 추가 붕괴 위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최지현 기자
입력 2021-07-04 17:5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지난달 24일(이하 현지시간) 붕괴 사고가 일어난 미국 플로리다주 아파트를 전면 철거하기로 했다. 당초 추가 생존자 수색 작업 후 이달 말 철거할 예정이었으나, 허리케인 '엘사'가 사고 현장에 접근하면서 추가 붕괴 위험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3일 AP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다니엘라 레빈 카바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장이 지난 2일 붕괴 아파트에 대한 건물 철거 명령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서프사이드에 위치한 '챔플레인타워 사우스 콘도 단지'는 총 136채의 'ㄱ(기역)'자형 모양의 건물 중 세로 부분에 해당하는 55채가 무너진 상태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붕괴 사고가 일어난 미국 플로리다주 서프사이드에 위치한 '챔플레인타워 사우스 콘도 단지'.[ 사진=EPA·연합뉴스]


당국은 붕괴 사고 생존자 구조와 시신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잔여 부분 역시 구조적으로 붕괴할 우려가 있어 구조대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었다. 실제, 지난 1일 해당 이유로 수색 작업이 15시간 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실종자가 대다수인 상황이기에, 구조 당국은 추가 수색 작업을 더 진행한 후 7월 말께 나머지 부분을 철거할 예정이었다.

이날까지 구조 당국은 생존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구조대는 전날 밤 2구의 시신을 추가로 수습해 총 24명의 사망을 확인했고 약 121명을 실종 상태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당국이 잔여 건물의 전면 철거를 결정한 이유는 허리케인 엘사가 사고 지역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속 70마일(112.7km)에 달하는 위력에 해당 아파트의 추가 붕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엘사는 이르면 5일 플로리다주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날에는 붕괴 아파트에서 8km가량 떨어진 '크레스트 뷰 타워' 아파트 거주자에 대한 대피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당국은 이르면 4일 철거를 진행할 예정이며, 14시간가량의 준비 과정 동안 아파트 1~2층의 기둥에 구멍을 뚫은 뒤 폭발 장치를 설치하고 터뜨려 한 번에 철거할 예정이다.

다만, 소방당국은 유족들이 사고 현장에 남아있는 유품을 수집하길 원한다는 뜻을 받아들여, 철거 과정에도 현장이 훼손되지 않도록 전체 현장에 방수포를 덮고 철거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날 뉴욕타임스(NYT)는 붕괴 사고가 일어난 해당 아파트가 당초 설계도보다 적은 양의 철근을 사용해 지어졌을 수 있다면서 부실 공사 의혹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서프사이드 당국의 의뢰로 붕괴 원인을 조사 중인 포렌식 엔지니어 앨린 킬셰이머는 NYT와의 전화 대담에서 아파트의 옥외 지상 주차장 아래 콘크리트판과 수직 기둥들을 연결하는 데 사용된 철근의 양이 설계보다 부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철근 막대들이 설계 원안에서 요구하는 것과 다르게 배열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좀 더 가까이에서 잔해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공학아카데미 회원인 설계 전문가 샨카 나이어 역시 붕괴된 건물 서쪽에 있는 기둥 3개의 사진에서 보이는 철근과 설계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견해를 밝혔다.

실제, 앞서 진상 조사 당시부터 부실 공사와 구조적 문제가 있던 곳으로 꼽히던 부분은 옥외 수영장과 1층 주차장이었는데, 사고 당시 최소 2명의 목격자 역시 건물 붕괴 몇 분 전부터 지상 주차장이 먼저 붕괴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다만, 신문은 해당 부분에 철근이 조금 부족해도 전체 붕괴의 원인으로 추정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많다면서 기둥 내부에 겉으로 보이지 않는 철근이 더 심겨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와 관련해 돈 레먼 워싱턴대 구조공학 교수는 철근이 콘크리트로부터 깨끗하게 떨어져나와 매달린 장면을 근거로 콘크리트 부식, 접착력 약화 등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더 많은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981년 완공된 해당 아파트는 지난 2018년 사설 안전 진단 보고서를 통해 910만 달러(약 103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보수 공사가 필요하다는 권고를 받았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붕괴 사고가 일어난 미국 플로리다주 서프사이드에 위치한 '챔플레인타워 사우스 콘도 단지'.[사진=EPA·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