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車부품 회사 넘어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

31일 중장기 미래 성장 전략과 비전 발표

사업구조 혁신강조…트랜스포메이션 X·Y·Z

자율주행·로보택시·UAM 등 신규사업 추진

정수경 현대모비스 기획부문장(부사장)이 31일 경기 용인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에서 회사의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한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난다. 자동차 부품 제조 회사에서 나아가 플랫폼과 시스템을 중심으로 사업 모델을 재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사 차원의 사업 구조 혁신과 체질 개선에 나선다.

현대모비스는 31일 경기 용인 기술연구소에서 '현대모비스 전략 및 신기술 발표 콘퍼런스'를 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장기 전략 '트랜스포메이션 X-Y-Z'를 공개했다. 이 전략은 현대모비스가 이미 보유한 핵심 기술 역량에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와 신성장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전동화·자율주행·커넥티비티 등 기존 핵심 역량은 더욱 강화하고, 로보틱스·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신성장 영역으로도 사업을 확장하는 식이다.

우선 현대모비스는 미래 성장을 위해 글로벌 사업자로의 혁신(트랜스포메이션 X)을 추진한다. 더불어 미래차 분야 핵심기술 역량을 강화해 해외 완성차로도 사업을 적극 확대한다. 글로벌 기업에 대한 투자도 강화한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다양한 기술 전문사들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라이다 1위 업체인 '벨로다인'과 레벨3 라이다 시스템 양산을 위한 협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 모델도 혁신(트랜스포메이션 Y)한다. 고객의 요구에 맞춰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에서 사업 범위를 넓힌다. 러시아 정보기술(IT) 기업 '얀덱스'와의 기술 및 사업 제휴를 통해 레벨4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개발하고 있으며, 사업 모델 구체화 작업도 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나 목적기반차량(PBV) 업체 등에 전용 플랫폼을 제공하는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자로서의 역량도 키운다. 

현대모비스는 장기 신성장 사업 발굴(트랜스포메이션 Z)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최소 10년 이후의 미래를 대비해 기존 자동차 사업 영역 외 분야에서도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직접 투자도 현재 1조원 수준에서 2025년 1조7000억원까지 확대한다. 특히 선행기술 R&D에 자원 투입을 늘린다. 현재 전체 R&D 대비 14% 수준인 선행 기술 비용을 2025년엔 30%까지 늘릴 예정이다.

정수경 현대모비스 기획부문장(부사장)은 "제품과 서비스가 결합한 모빌리티 플랫폼 생태계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에서 글로벌 부품사들의 역할에도 구조적인 변혁이 요구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한 플랫폼과 시스템 선도 기업으로 미래 위상을 확보하고, 미래 핵심역량을 활용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카 '엠비전 X'와 '엠비전 POP'도 공개했다. 4인용 PBV인 엠비전 X는 자동차 유리창 전체를 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엠비전 POP은 전기차 기반의 2인용 초소형 모빌리티로 스마트폰과 운전대를 연결해 스마트폰으로 차량 제어가 가능하다. 네 바퀴가 각각 180도까지 회전이 가능해 마치 게가 움직이듯 좌우로 이동이 가능하다.
 

현대모비스 모빌리티 콘셉트카 '엠비전X'. [사진=현대모비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