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의 뉴 패러다임, ESG] 김윤식 한화자산운용 FI전략팀장 "선제적 ESG 리스크 관리 위해 자체 평가 모델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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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입력 2021-04-12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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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대한 ESG 자료 해석 방법에 결과도 달라져…외부 평가만으로는 한계

김윤식 한화자산운용 팀장[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가 투자 및 금융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를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미 국내외에서 여러 기관들이 앞다퉈 평가 기준과 등급을 만들고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국내 금융업계 처음으로 자체 평가 기준을 수립한 한화자산운용의 행보는 도드라진다.

한화자산운용 FI사업본부의 김윤식 FI전략팀장은 이에 대해 “선제적 ESG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도 자체 평가 모델은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팀장은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의 객관적인 평가라는 점, 자체 관련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외부평가사의 평가등급 기준으로 ESG를 스크리닝하는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문제는 ESG데이터는 비재무적 요인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 데이터가 다양하고 방대하기 때문에 이를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업데이트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확연하게 달라지게 된다"고 했다.

따라서 "ESG 리스크를 볼 때 ESG 종합점수도 중요하지만, 개별 항목 데이터를 충분히 확인해 볼 수 있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외부평가사의 ESG 종합등급만으로는 이러한 것을 충분히 확인하기 어려워 선제적인 ESG 리스크 관리도 어렵다. 따라서 자체 평가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이를 위해 대표이사 직속의 ESG 전담 조직(지속가능전략실)을 두고 주식, 채권, 대체자산 등 전사의 투자와 관련하여 일관적인 ESG 평가기준을 수립했다. 김 팀장은 “특히 채권과 같은 자산의 경우 비상장회사들의 발행 비중이 높기 때문에 비상장사를 세밀하게 평가할 수 있는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SG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환경 요소인 E의 경우 정량적 평가가 가능한데 반해 사회적 요소인 S와 기업지배구조와 관련된 G의 경우에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S와 G에 있어서도 수집해야 할 데이터 리스트와 수집 채널을 정의해 놓고 있다. S의 경우 개인정보 보호, 제품의 안전성, 직원의 근무 환경과 건강 등의 서브 데이터를 수집하고 G의 경우 기업지배구조, 사업윤리 준수, 주주 권리 보호 등에 대한 서브 데이터를 수집한다”면서 “여기에 산업별 가중치를 반영해 개별 기업의 각각의 E, S, G 점수와 ESG 통합점수를 산정한다. 이 과정에서 각 자산별 운용역들의 정성적인 판단도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해서 도출된 점수는 ESG스크리닝과 ESG인테그레이션 방식을 통해 실제 자산 운용에 적용된다. 전자가 특정 점수 이상의 기업에 투자하거나 반대로 특정 점수 미만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 방식이라면, 후자의 경우 투자비중 조절을 통해 최적의 수익을 낼 수 있는 포트폴리오 구성 방식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자산의 성격 및 상품의 목적에 따라 두 가지 방식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김 팀장은 “자산 유형별로 ESG가 가격에 반영되는 정도가 주식이 더 민감하게 반영하기 때문에 수익의 업사이드 포텐셜은 주식이 크다. 반면 채권은 안정적으로 가격 반영을 하나 투자금액이 크기 때문에 부정적인 크레딧 이벤트 발생 시 손실금액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주식 투자에서는 ESG 관련 우수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ESG 포지티브 스크리닝(Positive Screening) 방식이 보다 효과적이고, 채권 투자에서는 ESG 관련 위험이 있는 기업을 피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 방식이 상대적으로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ESG라는 이슈가 기업들의 ESG 경영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인센티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하면서도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대한민국 ESG 원년으로 ESG 관련 요소들이 자산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형 연기금들을 중심으로 한 기관투자자들의 ESG 관련 투자확대가 그 시발점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김 팀장은 "이러한 자본시장의 변화는 무엇보다 기업들의 ESG경영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인센티브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면서 “ESG 요소가 자산가격에 제대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관련 정보를 아는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정부의 ESG 정보 공시 의무화 정책은 이러한 측면에서 좋은 정책이라 생각하고 있다. 다만 아직 초기이다 보니 ESG 등급체계의 경우 제공 기관마다 방식이 다르고, 제대로 된 제공기관의 수도 부족해 복수의 공신력 있는 기관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 팀장은 "이에 대한 정비도 시장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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