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vs시진핑] ① 작년 '중국투자' 사상 최고치...말뿐이었던 '트럼프의 무역전쟁'

최지현 기자입력 : 2021-02-08 06:00
지난해 중국은 세계 최대 투자 유치국으로 올라섰다. 특히, 미국의 대(對) 중국투자 규모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민간 통계가 나오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추진했던 대중 경제 견제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중간 정치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음에도 미국의 대중투자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면서 "양국의 정치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이 가속화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경제는 더욱 커플링(동조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신문은 금융 데이터 조사업체인 로디움의 최근 집계를 인용하면서 "미국 정부의 공식 통계와는 달리 민간 통계에서 수익률이 좋은 중국 시장에 대한 미국 자본의 투자가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이는 양국의 경제를 분리하려 시도했던 트럼프 전 행정부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로디움에 따르면, 2020년 12월 추정치 기준 미국 투자자들은 1조1000억 달러(약 1235조8500억원) 규모의 중국 기업 주식과 1000억 달러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세계 경제 14위 규모의 스페인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총액과 맞먹는 규모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투자자들은 미국 기업의 주식(7200억 달러)과 채권(1조4000억 달러)에 총 2조1200억 달러를 투자했다.

해당 통계에서 미국 자본보다 중국 자본의 상대국 투자규모가 1조 달러가량 더 많기는 하지만, 문제는 미국 정부의 공식 통계와 괴리감을 보인다는 것이다.

미국 재무부의 월간 국제자본 유출입 동향(TIC)에 따르면, 작년 1~9월 동안 미국의 대중 주식·채권 투자액은 2400억 달러로, 각각 2100억 달러와 300억 달러 수준이다. 한편, 중국의 대미 주식·채권 투자액은 1조5000억 달러로, 각각 2400억 달러의 주식과 1조3000억 달러의 채권을 구매했다.

두 통계 사이에 약 3개월의 시점 차이가 있다고 해도, 중국의 대미 자본투자 수치는 큰 차이가 없는 반면, 미국의 경우 로디움의 집계가 공식 통계치보다 무려 6배 가까이 크다.

이에 대해 로디움 측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이 주로 캐이맨 군도 등 역외 조세회피국가에 등록해 있기 때문이라면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정책은 미·중 금융 흐름에 커다란 리스크를 몰고 왔지만, 시장의 금융 통합 욕구를 억제하진 못했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마지막 임기 동안 트럼프 전 행정부가 '중국 인민군 연계 기업 블랙리스트' 등을 작성하며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 제한 조치를 밀어붙였음에도, 이와 같이 제대로 된 통계조차 작성하지 못한 것은 어떤 의도에서건 해당 정책의 허술함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중국과 미국의 상대국 자본투자 규모. 왼쪽은 중국의 대미투자, 오른쪽은 미국의 대중투자 규모. 짙은 파란색은 로디움 집계치, 하늘색은 미국 재무부 공식 집계치.[그래픽=파이낸셜타임스(FT)]
 

지난해 중국과 미국의 상대국 자본투자 규모. 초록색 계열 화살표는 로디움 집계치, 노란색 계열 화살표는 미국 재무부 공식 집계치.[그래픽=로디움그룹]


특히, 미국 투자사들에는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주식 구매를 넘어 홍콩 등 중국증시에 대한 직접 투자 열풍도 불고 있다.

지난 5일 틱톡의 최대 경쟁사로 꼽히는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 '콰이쇼우'가 홍콩증시에 상장했는데, 이날 해당 주가(320홍콩달러)는 공모가(110 홍콩달러)보다 3배 가까이 급등했다. 이날 급등세는 피델리티와 블랙록 등 미국계 투자사의 대규모 투자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의 블랙리스트 조치로 뉴욕증시 상장폐지를 앞둔 차이나텔레콤 등 중국 통신 3사를 비롯한 기업들은 이에 대비해 홍콩증시에 2차 상장을 추진하면서, 올해 홍콩증시는 사상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호황을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전 행정부의 조치가 오히려 중국으로의 '자본·유동성 쏠림 현상'을 부추긴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니콜라스 버스트 시페어러 캐피털 고문은 "트럼프 전 행정부는 대중 투자 자제를 권고해왔지만, 미국 투자자들의 중국 주식 보유량은 지난 몇 년간 급증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아무리 위협했어도 수익이 나는 곳에 투자하려는 시장의 욕구를 억누를 수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 정치권의 반중 행보에도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조기 수습한 중국 시장의 매력도가 커지면서 전 세계의 돈은 더욱 중국으로 몰려오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2020년 세계투자보고서(World Investment Report 2020)에 따르면, 작년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앞지르고 세계 최대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국에 올라섰다. 2020년 중국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1630억 달러의 FDI를 유치한 반면, 미국은 1340억 달러를 기록해 같은 기간 49%나 감소했다.
 

2020년 각국의 전년 대비 외국인직접투자(FDI) 변화율. 위에서부터 영국, 이탈리아, 러시아, 독일, 브라질, 미국, 호주, 프랑스, 캐나다, 인도네시아, 멕시코, 중국, 인도 순.[그래픽=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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