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머니 무브', 수도권으로 향했다…실물보다 큰 금융격차

백준무 기자입력 : 2021-01-25 19:00
지난해 3분기 전체 대출잔액 1862조 중 1222조·66% 차지 실물경제 대비 금융부문 불균형 심화…지방 침체 가속화
수도권을 향한 '머니 무브'가 일어나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유동성이 시중에 풀리고 있지만, 상당수가 수도권에 쏠리는 현상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과 지방 사이의 격차가 실물 부문보다 금융 부문에서 더 벌어지면서 지역경기의 침체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예금은행이 실행한 전체 대출 잔액은 1852조1626억원이다. 이 중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만 전체의 66.0%인 1222조9317억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수도권 지역의 대출 비중은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2016년과 2017년 각각 64.5%에서 2018년 64.7%, 2019년 64.9%로 점진적으로 올라가는 중이다. 통계청의 지난해 기준 수도권 지역내총생산(GDRP) 집계는 1924조원으로 전국의 52%가량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를 감안하면 실제 경제 규모에 비해서 금융 부문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가계대출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전체 가계대출 820조9590억원 중 68.8%인 564조4362억원이 수도권에 집중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2조1554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가계대출 중에서 주택담보대출만 따로 집계할 경우 수도권의 비율은 더욱 높아진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00조7485억원으로 전체의 70.0%를 차지했다. 지난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관련 대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 역시 수도권이 전체의 65.8%인 149조6012억원으로 나타났다. 주식, 암호화폐 등에 투자하는 '빚투' 열풍을 수도권이 주도했다는 의미다.

기업대출 역시 마찬가지다. 전체 대출의 6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 수도권의 기업대출 잔액은 643조3433억원으로 1년 만에 76조7279억원이 늘어났지만, 동남권(부산·울산·경남)이 10조1784억원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다른 지역의 증가폭은 10조원 미만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같은 추세가 지방경제의 침체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 중개 기능의 약화를 초래해 지방의 실물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금이 수도권으로 쏠리면서 정작 당장 유동성이 시급한 개인이나 기업이 적시에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기업의 자금 사정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어음부도율의 경우 지난해 전국 기준 0.06%로, 전년도에 비해 0.02% 포인트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우려한 대규모 금융지원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역별로 떼내어 집계할 경우 울산(0.44%)과 충북(0.30%) 지역은 오히려 0.11% 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0.54%)와 부산(0.10%), 대전(0.10%), 대구(0.09%) 등 지역 대도시의 부도율 역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지역경기 침체는 지방은행의 실적 부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 등 5대 지방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1.4% 감소했다.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부산은행이다. 부산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2577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7.6% 감소했다. 대구은행 역시 14.0%% 감소한 2035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에서 조성된 자금이 지역의 산업자금으로 흐르지 않고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역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며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 다양한 금융지원 정책 등 쏠림 현상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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