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1조 달러 부활 전사들 ⑥정밀화학원료] 범용제품 넘어 ‘스페셜티’로 세계 시장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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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0-12-21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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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기화학 시장, 2022년 6조640억 달러로 매년 2.3%씩 성장세

  • LG화학·SK이노베이션·롯데정밀화학·한화솔루션·금호석화 등 투자 확대

정밀화학 산업의 시장이 매년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와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 등 친환경 정책 규제를 강화하면서 기존 범용(commodity) 제품보다 고부가가치(스페셜티 ; specialty)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자, 각사별로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KOTRA) 등에 따르면, 정밀화학산업은 자본·지식·기술집약형 화학산업이며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미래 유망산업으로 손꼽힌다. 특히 전방산업의 핵심소재 및 응용 소재로 사용돼 연관 산업의 고기능화, 고부가가치화 및 고용 창출에 기여하는 등 산업적 파급효과가 크다.
 

SK이노베이션 생산라인 구성원이 리튬이온전지 분리막(LiBS)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예를 들어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인 나프타(naphtha) 1드럼이 연료로 사용되는 경우에 비해 합성수지(synthetic resin)로 변환되면 4배의 부가가치가 발생하지만, 스페셜티 화학 소재로 변환되면 10배·10만 배의 부가가치가 발생한다.

정밀화학원료가 핵심이 되는 유기화학 시장은 2018년 6조1235억 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2.3% 성장해 2022년에는 6조640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디스플레이·반도체·LCD/LED·이차전지(배터리) 소재 분야 등이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국내 기업들도 정밀화학 원료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하는 상황이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고부가 합성수지(ABS) 부문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인 LG화학은 2016년 중국 광둥성 화남 ABS 공장 증설 이후 매년 증설을 확대하면서 연산 200만t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ABS는 내열성, 내충격성, 가공성이 뛰어나 자동차 내장재 및 휴대전화 등 가전제품의 외장재로 사용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전제품 수요가 특히 급증하며 ABS 가격이 급등하면서 올해 LG화학 실적 상승의 숨은 효자가 됐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종합화학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스페셜티 투자에 의욕적이다. SK종합화학은 지난 6월 프랑스 아르케마사의 고기능성 폴리머 사업을 약 4392억원에 인수 완료했다. 고기능성 폴리머는 패키징, 이종재료용 특수점접착소재, 자동차, 전기전자 등 다양한 산업에 사용되는 스페셜티 제품이다. 이번 인수로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고기능성 접착 소재의 국산화를 이뤘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또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에서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친환경차 호황으로 배터리 핵심소재로 투입되는 주력 제품 '리튬이온전지 분리막(LiBS)'이 실적을 견인했다. 2004년 국내 최초, 세계에서 3번째로 상용화에 성공한 이후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이 제품 덕에 SKIET는 내년 상장도 앞두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11월 18일 울산 롯데정밀화학 공장에서 관계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제공]



롯데정밀화학은 스페셜티 그린소재인 셀룰로스 계열 제품에 총 1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1150억원 규모의 건축용 첨가제 메셀로스 공장 증설, 239억원 규모의 식의약용 제품 ‘애니코트’ 공장(인천) 증설이 완료될 예정이다. 2022년 상반기에는 370억원 규모의 식의약용 제품 추가 증설도 완료할 계획이다. 지난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처음으로 울산공장을 찾아 친환경적인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한화솔루션은 수년 전부터 친환경 가소제인 ‘에코데치’와 광학렌즈 소재인 ‘자일릴렌 디이소시아네이트(XDI)’ 등 독자 개발한 스페셜티 제품을 잇달아 상업화하고 있다. 이 중 에코데치는 하반기 증설 완료 예정이다. 에코데치는 고무나 플라스틱에 첨가해 가공성을 개선하는 제품으로, 기존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환경호르몬을 배출하는 것과 달리 친환경적이면서도 품질을 대폭 개선한다.

금호석유화학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에도 범용제품이 아닌 특수소재 사업에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2016년부터 투자 규모를 늘려가고 있는 NB라텍스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합성고무로 만드는 NB라텍스는 의료용 장갑에 쓰이는 대표적인 스페셜티 제품이다. 금호석유화학은 2009년 생산기술을 개발한 뒤 지난해까지 세계 NB라텍스 생산량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증설을 통해 생산량을 15만t가량 늘렸고, 지난달 6만t 규모 증설을 완료해 연간 64만t으로 생산능력이 확대됐다.
 

금호석유화학 연구원들이 니트릴 라텍스(NB Latex) 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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