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 “권익위·국회 등에 국시 재응시 계속 요청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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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20-10-08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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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 “국민 이해기간 필요…의료계 호소 이어질 것”

  • 의대생 국시 거부 사태에 ‘정부 책임론’ 지적도

  • 의대생 커뮤니티 “우리가 뭘 잘못했나”며 병원장 사과 비판 논란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료원장 등 주요 병원장들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생들이 의사 국시에 응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은 “국정감사 기간인 만큼 국회 쪽과 이야기가 쉽지 않겠지만 국민권익위원회와 국회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국시 재응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국시 재응시 관련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와 만나 “의료계 선배들은 진료거부로 인해 냉담해진 국민들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몸을 낮추겠지만 아직 의사가 아닌 의대생과 의사파업은 무관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국민 여론을 이유로 의대생 의사 국시 재응시에 난색을 보인 가운데 주요 대학병원장들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국민과 정부 설득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도 “정부에서 말했듯 국민들이 이해하는 기간이 필요할 듯 싶다”며 “의료계는 (의사국시 재응시) 관련해 계속 (정부와 정치권에)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날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을 비롯해 김연수 서울대병원장과 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 등 주요 대학병원장들은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매우 힘든 시기에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문제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신규 의사가 배출되지 못할 경우 심각한 의료공백이 우려된다며 의대생들의 국시 재허용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만나 국시 재응시 관련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병원장들은 학생들은 의사파업의 직접적 당사자가 아니란 점을 거듭 강조했다.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은 “국시를 보고 싶어 한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당시엔 의료의 사회주의화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 (학생) 리더들이 있었고 이같은 연대를 학생 개개인이 깨기란 쉽지 않아 결국 국시 접수 타이밍을 놓쳤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 사태에는 정부도 일정 부분 책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원장은 “(정부도)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 민감한 얘기를 꺼냈다. 또 의·정협의 후에도 국시 문제 등에 대해 협의보단 의료계가 떼쓰는 모습으로 몰아가려 했다”고 꼬집었다.

정부과 의료계의 대립각은 이날에도 이어졌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응시를 결정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창준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이날 주요 대학병원장들의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 대해 “대학병원장들이 뒤늦게라도 국민에게 사과의 말씀을 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국민의 생명을 다투는 필수 의료분야의 젊은 의사들이 진료를 거부하고 나온 상황에서 그것을 관리해야 할 병원이나 교수님들께서도 그 부분을 잘 챙기지 못해 국민이 안전이나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시 재응시에 대한 문제가 국회에서 해결될 것을 시사했다. 그는 “국민 여론조사를 할 수 있겠지만, 반드시 바람직한 방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러 경로를 통해 국민적 양해 상황과 공감대 형성을 파악할 수 있을 듯하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그런 논의를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정책관의 말처럼 재응시 여부에 대한 선택권은 결국 국회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정부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재시험 불가’ 입장을 재차 고수하면서 권익위를 통한 대국민 설득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또 국민투표도 거의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의료계 안팎의 시각이다. 결국 국회에서 중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권익위 관계자 역시 “(국시 민원과 관련해) 복지부에 위법성이 있다면 시정조치를 하지만 현재 상황으론 그렇게 판단하기 힘들다. 결국 양 당사자에 대한 조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양쪽 다 의견이 팽팽해 현재로선 갈등이 봉합될지 예측하기 힘들다. 다만 국시가 진행되려면 이달 20일 이전엔 결론이 나야 돼서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이날 주요 대학병원장들의 사과를 두고 당사자인 대다수 의대생들이 온라인에서 강도 높는 비판하고 있어 국시 재응시는 결론을 떠나 계속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날 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우리가 뭘 잘못했냐”며 병원장 사과를 비판하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해당 커뮤니티는 의대생 또는 의사 인증을 거쳐야만 게시글 등을 작성할 수 있다. 이들은 정부가 어차피 국시 재응시 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병원장들의 사과를 비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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