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코로나19로 미뤄진 IPO 하반기엔 쏠림… 신규상장 분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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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20-06-2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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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오 현대차증권 자본시장실장(상무)은 25일 본지와 만나 "상반기 공모 철회가 잇따랐던 IPO 시장이 하반기에는 한꺼번에 늘어난 물량으로 활기를 띨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언택트 주식을 눈여겨볼 것"을 조언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현대차증권 자본시장실은 성큼 다가온 하반기를 반긴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신규 상장을 분산시켜야 할 만큼 달아오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잔뜩 움츠러들었던 상반기에 비하면 전혀 딴판일 거라는 이야기다.
 
현대자동차그룹에 속한 현대차증권은 자동차부품업체를 중심으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상장과 기업공개(IPO)에 강점을 드러내왔다. 현대차증권 자본시장실은 스팩 상장과 IPO를 맡고 있는 주무부서로, 투자은행(IB) 부문을 키우면서 IB1본부 안에 새로 만들어졌다.
 
회사는 2019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었다. 2019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저마다 984억원과 718억원에 달했다. IB와 자기자본투자(PI) 부문이 효자 노릇을 해준 덕분이다. 두 부문은 전체 순영업수익에서 약 66%를 차지했다.
 
25일 아주경제는 현대차증권 자본시장실을 이끄는 김영오 상무를 만나 하반기 IPO 시장 대응전략을 들어보았다. 김영오 상무는 "상반기 공모 철회가 잇따랐다"며 "하반기에는 한꺼번에 물량이 늘어나 IPO 시장 분위기가 활기를 띨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예년에는 IPO 시장이 연말로 갈수록 약세였다"며 "올해에는 쏠림 현상을 피하기 위해 신규상장 일정을 분산해야 할 정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어난 유동성 호재ㆍ상장일정 쏠림 악재
 
불어난 유동성은 하반기 IPO 시장을 달굴 가장 큰 호재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일평균 거래대금은 2019년 9조2992억원에서 올해 들어 전날까지 18조1979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기준금리 인하와 부동산 규제로 갈 곳을 잃은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김영오 상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나 리먼 사태 때도 경기 부양책으로 풀린 유동성이 주가지수를 끌어올렸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추락했던 올해 주식시장에서도 비슷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반적인 산업 재편이 불가피해졌다"며 "현대차증권 내부적으로도 기업설명회(IR)를 포함한 주요업무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대면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일도 여전히 많다. 증권사 고유업무인 회사채 인수·중개가 그렇다. 인수·중개 주관계약을 맺으려면 대면영업이 필수적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관련일정을 연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IPO 일정이 하반기로 몰릴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김영오 상무는 "전통적으로 IPO는 주식시장 흐름에 동행하는 모습을 보여왔고, 강세장에는 신규 상장 쏠림이 나타날 수 있다"며 "IPO 일정이 겹칠수록 흥행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상반기 SK바이오팜ㆍ하반기 빅히트엔터
 
IPO 시장은 상반기를 마무리하면서 SK바이오팜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전날까지 진행한 SK바이오팜 공모청약에는 30조9889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증거금이 모였다. 2014년 제일모직이 썼던 신기록(30조600억원)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다만, SK바이오팜은 아직 결손법인이다. 회사는 2019년 말 자본금 325억원에 자본총계 마이너스(-) 549억원으로 100% 자본잠식됐다. 같은 해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저마다 876억원과 910억원을 기록했다.
 
그래도 증권가 전망은 밝다. 최태원 SK회장이 1993년 처음 투자했고, 장녀인 최윤정씨는 2017년부터 SK바이오팜에서 일하고 있다. 총수 일가가 직접 챙긴다는 점은 그만큼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왔다는 것. SK바이오팜은 얼마 전 신약 2종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가를 받기도 했다.
 
김영오 상무는 SK바이오팜에 이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게임으로 다시 공모주 붐을 이어갈 걸로 내다보았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시가총액은 2조1000억원에서 2조8000억원 사이다. 엔터테인먼트사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다. 현재 엔터테인먼트사 가운데 최대 시총을 기록하고 있는 JYP엔터테인먼트도 전날 기준 7000억원 남짓에 그쳤다.
 
김영오 상무는 "핀테크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이 먼저 주목을 받았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종목이 새로운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종목으로는 오는 3분기 안에 상장할 예정인 카카오게임즈를 꼽았다.
 
◆상반기 상장예심 3건 신청한 현대차증권
 
현대차증권이 올해 들어 상장주관을 맡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곳은 3개사(명신산업·스팩2개)에 달한다. 명신산업은 엠에스오토텍 계열사로 현대차와 테슬라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이 스팩을 제외한 기업 상장주관을 맡은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도 현대차 협력업체인 세원을 상장시켰다.
 
현대차증권은 5년 만에 스팩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상반기 'HMC IB 제4호'와 'HMC IB 제5호'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전까지 현대차증권은 2개 스팩을 상장해 합병을 100% 성사시킨 바 있다. 스팩을 상장시키면 증권사는 IPO 수수료 가운데 절반을 선취할 수 있어 회사 이익에도 큰 도움을 준다.
 
현대차증권 입장에서는 IB 부문 가운데 아직 주식발행시장(ECM)에서 업력을 키워야 할 여지가 더 크다. 상대적으로 채권발행시장(DCM)이나 부동산금융 분야에서 더 큰 성과를 거두어왔다.
 
김영오 상무는 "대형 증권사 중심인 IPO 시장에서 차별화에 노력하고 있다"며 "좋은 기업을 초기에 발굴하고, 꾸준히 쌓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IPO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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