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88% 주가 상승" 글로벌 뷰티 불황 속 중국 화장품 '질주'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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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6-0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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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라이야·마루비 등 中 토종업체 주가 '고공행진'

  • 온라인 판매 중심 저가 브랜드, 코로나19 '반짝 수혜'

  • 라이브 커머스, 스타마케팅 등 효과 보여..

중국 화장품 브랜드 보라이야(프로야) 로고 [사진=보라이야]

올해 중국 화장품주의 상승세가 심상찮다. 글로벌 화장품 업계에 침체 속에서도 일부 저가 화장품 기업들의 주가가 올해만 50% 이상 급등한 것이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항저우 소재 화장품 브랜드 보라이야(珀萊雅)의 올해 주가 상승폭은 88%에 달한다. 지난달 주가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주가수익비율(PER)도 68배로 급등했다.

또 다른 화장품 브랜드인 광둥 마루비(丸美·완메이)의 주가도 올 들어 42%나 급등했다. PER역시 58.7배에 달한다.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두 회사의 주가 상승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으로 중국 자본시장 부진 속 이룬 것으로 더 주목된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들어 약 3.9% 하락했다.

전세계 화장품 업계가 침체기를 맞이한 상황 속에 받아 든 훌륭한 성적표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임이 줄고, 마스크 착용으로 뷰티 제품 수요가 감소한 탓에 중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업계에 타격을 가져왔다.

실제 올해 1분기 글로벌 뷰티 브랜드인 에스티로더는 600만 달러(약 72억3000만원)의 적자를 냈다. 2018년 1분기 순이익이 5억5000만 달러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준의 감소세다. 시세이도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무려 96% 급감한 14억엔(154억1300만원)에 그쳤다.

반면 두 중국 기업들의 실적 감소폭은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 보라이야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만 하락한 7770만 위안(1약 32억2000원)을 기록했고, 마루이도 1% 감소에 그친 1억1880만 위안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주가 상승세 이유를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판매증가 △라이브 커머스 활용 효과 △스타마케팅 전략 주효로 꼽는다.
상하이 항셍자산운용의 다이밍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보라이야는 온라인 시장에서의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오프라인에서는 글로벌 고급 브랜드들이 더 월등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고급 브랜드는 타격을 입고, 온라인 판매 중심의 저가 브랜드는 수혜를 입었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에서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은 라이브 커머스도 보라이야와 마루비의 주가 상승세를 견인했다는 평가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아이아이(ii)미디어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600억 달러보다 2배 성장한 1200억 달러로 될 전망이다.

실제 보라이야는 중국 유명 인플루언서와 계약을 맺고, 타오바오·티몰·더우인 등에서 라이브 판매를 적극 전개했고, 소셜 플랫폼인 웨이보에서 3040만 팔로워을 보유한 중국 가수 차이쉬쿤과 계약을 통해 주목을 받았다.

차이쉬쿤은 중국판 프로듀스101을 통해 인기를 얻은 중국 유명 가수다. 그의 인기가 보라이야의 매출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차이쉬쿤의 팬인 한 대학생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차이가 보라이야의 모델로 발탁된 날 바로 보라이야의 에센스를 구매했다”며 “이후 보라이야가 티몰을 통해 제품 구매자에게 차이의 굿즈를 사은품으로 준다는 소식을 듣자 마자 해당 제품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화장품 기업들에 대한 시장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ii미디어리서치는 보라이야와 마루비의 올해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각각 25%, 14%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시세이도와 에스티로더는 하락할 것이고, 로레알은 소폭 상승을 예상했다.

그러나 춘스캐피탈의 양루이 상무는 “중국 소비주가 매우 과대평가돼 있다”며 “코로나19 타격으로 인한 ‘반짝 효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도 "올해 잠깐의 상승세를 거둔 화장품 업체가 4780억 위안 규모의 중국 뷰티 업계에서 꾸준한 상승을 거둘지는 불확실하다"며  "소비시장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회복되면 화장품 업계에서도 이전과 같이 글로벌 브랜드들이 인기를 누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 내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분야에서 1위는 모두 로레알이 차지했다. 반면 보라이야는 각각 15위와 38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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