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한국기업의 진출 기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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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입력 2020-04-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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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상의 아프리카 포커스]

 

[이진상 교수]



[아프리카 포커스]: 변화하는 대륙



지난 2019년 5월30일, 아프리카 55개 국가 12억 9,000만명의 거대한 단일 시장으로 발전하기 위한 첫 단계로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가 출범하게 되었다. AfCFTA 출범으로 아프리카 산업화의 속도는 빨라지고, 외국인 직접투자기회가 늘것이며, 역내 교역량은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의 전체 무역 규모는, 2000년 2,760억 달러, 2016년 8,060억 달러, 2018년은 약1.05조 달러에 달했다. 유럽이 아프리카 제1의 교역대상국으로 교역량은 2,976억 달러로 전체의 38%, 중국이 1,272억 달러에 16%, 뒤를 이어 미국이 540억 달러로 6.5%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와 아프리카의 무역량은 157억 달러에 불과하여 아프리카 무역의 1.4%에 불과하다. 2018년 아프리카 전체 무역에서 역내 무역은 1,591억 달러로 전체 교역의 17%를 차지했다.

아프리카의 역내 교역

1994년 세계무역기구가 탄생하면서, 세계 무역 규모는 급속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무역에 참여하는 국가가 혜택을 보면서, 지역 중심의 경제 블록화가 활성화되고, 지역 단위의 경제 통합기구는 증가해 왔다. 북아메리카의 자유무역지대(NAFTA), 아시아의 10개 국가가 참여하는 ASEAN, 남아메리카, 중동 지역에도 있다. 여러 기구 중에서 가장 발달한 경제통합 기구가 유럽연합(EU)이다. 유럽연합은 전체 무역에서 역내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69%, ASEAN은 52%, NAFTA는 50%를 차지하며, 아프리카의 역내 교역은 18%에 지나지 않는다.


<그림 1> 2019년 지역별 역내 무역 비교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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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Association of Free Research and International Cooperation, 2020]


유럽연합은 1957년 6개 국가가 시작하여, 지금 29개 회원국을 가지고 있으며, 단일 통화를 시작한 지도 20년이 넘었다. 최근 영국의 브렉시트 사태를 보면, 유럽연합의 지속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다. 유럽연합의 역내 무역은 각 분야별 국가 간의 가치사슬이 효율적으로 발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에어버스는 부품생산에 역내 17개 국가가 참여하여 생산 부문의 효율성과 경제적 결속을 보여준다. 따라서, 경제통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분야의 분업화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들의 제조업 제품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2018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제조업 매출 규모는 전세계의 2%로 430억 달러에 지나지 않았으며, 이는 중국의 4조 달러, 미국의 2.3조 달러, 일본의 1조 달러, 한국의 4,590억 달러와 비교하면 아주 적은 규모이다. 아프리카의 제조업 기반은 취약하며, 대부분 산업 생산 제품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주요 수출품은 지하자원 및 농산물을 비롯한 1차 산업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 제조업 제품으로 역내 무역이 가장 활발한 국가는 남아공이다. 2018년 남아공의 역내 무역량은 전체 수출의 27%인 240억 달러, 수입의 12%인 10억 200만 달러를 차지했다. 무역 상품에는 석유화학 제품, 자동차 등 다양하다. 남아공의 역내 무역은 대부분 16개 국가가 참여하는 남부아프리카동맹(SADC) 국가들과 이루어졌다. 역내 교역이 많은 케냐는 홍차 생산과 가공에 약 50만명이 종사하며, 생산품의 70%는 이집트와 나이지리아에 수출하여 2018년 1억8,300만 달러를 수출했다. 나이지리아의 역내 수출은 원유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전체 원유 수출의 46%는 남아공이 차지하고 있고, 코트디부아르가 15%, 토고가 12%를 차지한다.

아프리카의 역내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0%에서 2016년 20% 미만으로, 아시아나 유럽 등 다른 지역에 비해 현저히 낮다.

<그림 2.> 아프리카의 역내 무역 증가 추세

 

 

[출처: 아프리카연합, 2018]


아프리카 소비자시장의 성장 모멘텀

아프리카의 역내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낮고, 2000년 이후 지속되는 경제성장에 힘입어, 소비자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아프리카가‘자원거점에서 소비거점’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 전체 GDP는 2조3,157억 달러 (2018년), 1인당 국민소득은 구매력 기준으로 약 3,000달러에 이른다 (AU, 2019). 아프리카에서 가장 경제 규모가 큰 나이지리아의 GDP는 3,750억 달러, 남아공은 3,5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아프리카 전체 중산층은 향후 10년간 2020년부터 2030년 기간에 54%가 증가하여 소비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의 젊은 중산층을‘블랙다이아몬드 세대’라고도 부른다. 이들은 온라인시장을 이용하며, SNS를 활용한 마케팅에도 익숙하다. 아프리카 온라인 쇼핑 이용자는 2014년 이후 연평균 18%씩 증가하고 있다. 남아공 온라인 결제액은‘페이팔’을 활용한 결제만 2017년 26억5000만 달러에서 2018년 38억 달러로 년간 43% 증가했다. 온라인시장의 확대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온라인 마케팅, 창고 보관 및 운송서비스, 관련 경제활동에 2025년까지 약 3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ICT 인프라가 개선되면서 인터넷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온라인시장은 2017년 16억5,000만 달러에서, 2022년 29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프리카 경제통합의 의미

AfCFTA 출범에 따라, 관세장벽 철폐, 가격 경쟁력 개선 등으로, 아프리카의 총수출량 대비 2010년 역내 교역량은 전체 교역의 약4% (253억 달러)를 차지하였으나, 2022년까지는 52% (346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였다.

아프리카 국가의 경제통합이 성공하려면, 아프리카 경제의 대부분은 농업분야 위주의 경제 운용으로 회원국가와 무역할 만한 상품이 한정되어 있다. 전체 노동력의 60%가 농업 분야에 종사하며, GDP의 약 40%가 농업 및 1차산업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농업 생산품을 가지고 경제통합에서 얻어지는 혜택은 매우 한정적이다. 따라서, 제조업 생산 확대가 필요하다. 국가 간의 무역이 활성화되도록, 제조업 분야의 발전해야 한다. 남아공은 주변국과 비교하면, 산업화가 가장 앞서 있어, 산업 생산이 늘고, 회원국이 제품을 생산하여 교역할 만한 상품을 생산하게 될 것이다. 북부 아프리카의 경우, 모로코와 이집트의 제조업이 상대적으로 앞서 있다. 모로코에는 자동차 산업이 잘 발달 되었으며, 프랑스를 비롯한 외국 기업의 투자로 부품산업이 발달해 있다. 케냐의 경우 주요 수입품은 산업용 기계, 석유제품, 차량, 철강 등으로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들보다는 역외 지역에서 수입한다. 케냐는 주요 수출품인 차, 커피, 화훼(cut flowers) 등 1차 산업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케냐는 동아프리카 지역 내에서는 행정, 금융, 치안 등 투자 인프라를 가진 국가이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AfCFTA를 통해 역내 국가로 진출이 용이해 질 것이다. 에티오피아는 역내 무역이 활성화되면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섬유 및 봉제, 농산물가공 산업의 활성화를 예상할 수 있다.

아프리카의 제조업은 상당수 외국인 투자 기업에 의존해 있으며, 낮은 임금의 노동자를 이용하기 위해 단순제조업의 생산하여 해외시장에 판매를 목적으로 공장을 설립한 것이다. 아프리카 제조업이 활성화되어야 부가가치가 아프리카에 남아있게 되고, 재투자를 통해서 기술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적 특성 중의 하나는 주변 국가와 비슷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농업 및 광업 등 1차 산업이 주를 이룬다. 생산을 확대하면 유사 제품을 생산이 확대되고 하게 되고 주변국과 경쟁하여 수익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인적 자원의 우수성도 비슷하여, 생산성이나 품질 면에서 큰 차이가 없고, 상품 개발이나 질적 우수성을 확보에 한계가 있다. 과학기술 수준도 낮아 경쟁우위를 달성하기 어렵다. 국가별 산업발전 우선순위에 유사한 산업을 포함하여 서로 경쟁하게 된다. 예를 들면, 동북부 아프리카의 경우 에티오피아, 케냐, 탄자니아 등이 섬유 및 봉제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 사회 인프라가 부족하여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된다.

AfCFTA가 한국에 주는 의미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교역량은 우리나라 전체 교역량의 1.5% 내외이며, 직접 투자금액도 2% 미만으로 작은 규모이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인구 규모, 풍부한 자원보유, 대부분 젊은층으로 구성된 인구 구조를 볼 때, 경제성장 잠재력은 크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제조업 기반은 견고하다. 섬유 및 봉제를 비롯한 산업화 초기의 기업은 개도국에 진출해 있으나 아프리카 대륙으로 진출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자본집약 산업인 중화학 공업과 ICT를 비롯한 첨단산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제조업의 강점은 AfCFTA와 더불어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경제 파트너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AfCFTA는 아프리카 시장의 개척에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아프리카 55개 국가의 산업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며, 이는 고용의 창출, 소득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소비시장의 규모가 증가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기업의 직접투자를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진출 분야에 대한 심도있는 사전조사가 필요하다. 미국 및 유럽 국가들과 중국은 아프리카에 사회 인프라 분야 진출에 투자해 왔으나, 최근 제조업 분야 투자로 전환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낮은 임금과 인적 자원의 질적 우수성이 향상되면서,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아프리카 제조업 진출에 대한 수요는 있으나,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 아직은 소극적이다. 그러나, AfCFTA는 우리나라 기업이 가지고 있는 국제적인 산업의 경쟁력을 고려하면, 노동집약산업에서부터, 자본 집약적인 중화학, 최첨단 ICT 분야에 이르기 까지 진출 가능성을 크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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