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천지 장부 봤는데 아무 것도 없다’ 정보 흘려...그런데 검찰도 수사 결론 안내려
검찰이 신천지 교회에 대한 수사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사실상 공개적으로 내비치기 시작했다. 경찰에서 검찰로 넘어온 수사기록 내용까지 언론에 흘리며 “수사해봤자 별것도 없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지금은 하기 어렵다는 게 아니라 대놓고 '못하겠다'는 태도다.

지난 2018년 12월 신천지 이탈자들이 이만희 총회장을 횡령·배임으로 고발한 사건을 경찰이 수사를 했는데 결과적으로 별 내용이 없었다는 거다. 심지어 “회계장부와 서류를 경찰이 다 뒤졌는데도 아무것도 없었다”면서 내놓고 신천지를 옹호하기까지 했다.

이런 기사들의 진원지는 모두 검찰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혹은 ‘취재에 따르면’이라는 식으로 감추고 있지만 검사가 정보를 흘려줬다는 것쯤은 알만한 사람은 뻔히 알 수 있는 것들이다.

정황이나 사건처리 절차도 검찰의 정보유출을 가리키고 있다. 그 사건은 과천경찰서가 수사한 건으로 지난 해 7월 수원지검 안산지청으로 사건이 송치됐다. 당연히 수사자료도 모두 검찰로 넘어갔다. 아직 검찰에서 결론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사건 당사자들은 수사상황을 알 수 없다.

지금 이 시점에 관련 정보가 흘러나온다면 검찰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데 검찰의 이런 여론전은 아귀도 맞지 않다. 지난 해 7월에 검찰로 사건이 넘어왔다면 벌써 9개월째 검찰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검찰의 여론전처럼 그렇게 명백하다면 벌써 종결하고 무혐의 처분을 했어야 한다. 지금까지 붙잡고 있을 이유가 없다.

달리 말하면 검찰 자신들도 석연찮은 점이 있어 결론을 못내리고 있으면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의 여론전을 하고 있는 거다.

19일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남구청 보건소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해당 종교시설에 다니던 신자들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수 나온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이쯤되면 막나가자는 것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검찰권이나 형사적 수단 발동은 신중해야 한다’는 법리적인 주장을 내세웠지만 이제는 그런 ‘데코레이션’ 쯤은 내팽개친 듯 하다.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방역저해 행위 등에 대해 압수수색 등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대처할 것”을 각급 검찰청에 지시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노골적인 항명이다.

일부에서 ‘도대체 윤석열 검찰총장이 무엇을 노리는지 알 수 없다’는 지적과 “검찰이 신천지에 증거를 은폐할 시간을 주고 있다”고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은 “강제수사가 신천지 신도들을 더욱 숨어들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쉽사리 수긍할 수 없다.

신천지는 이미 숨어 들만큼 숨어 들었기 때문이다. 숨어든 신천지는 마지막까지 신분을 속이고 있고 어쩔 수 없이 드러난 경우에도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있다.

대구 서구청 방역담당 간부공무원과 대구공항 방역담당 직원, 영덕보건소 방역담당 직원이 신천지 신자라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된 바도 있다. 청송교도소 교도관, 모 병원 간호사 등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모두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뒤에야 자신이 신천지라는 것을 실토하거나, 방역당국이 파악한 명단을 들이민 뒤에야 신천지임을 밝혔다.

그 사이 전염병이 대거 확산됐고 군청과 보건소 등 방역의 중추기관들이 올스톱 됐다.

지난 2일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과한다’며 큰절을 하고 ‘방역에 협조하겠다’고 한 뒤에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경상남도 같은 곳에서는 신천지가 신도명단을 넘기면서 공무원 등 주요인사들을 제외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심지어 경산시 공무원은 본인이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 뿐만 아니라 지난 1월 중국을 다녀왔다는 사실까지 숨겼다는 것이 새로 드러났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추가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이 공무원이 최초 전파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검찰은 “신천지가 거짓말을 하고 있지는 않다”는 황당한 입장을 내놓았다. 신천지 명단에 일부 누락자가 있지만 고의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거짓말을 하는 신도가 있겠지만 개인적인 것이지 신천지의 조직적인 방해는 아니라는 설명도 있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찬성하는 비율이 80%를 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두 차례에 걸쳐 신천지 과천본부와 가평 이만희 별장을 직접 찾아가 신도명단을 확보하고, 이만희에 대한 코로나 검진을 실시했다.

엄정한 공권력의 집행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과 국민들이 그것을 원하고 있다는 점이 명확해진 상황이다.

한편 학자출신의 한 법조계 인사는 “검찰이 무언가를 숨기는 것인지 곧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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