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표준지 공시지가] 전국 땅값 평균 6.33%↑, 현실화율 65.5%...고가토지 보유세 큰 폭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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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김재환 기자
입력 2020-02-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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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실화율 0.7%p 올라..."시장 상황 반영한 숨고르기"

[사진 = 국토교통부]



올해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는 평균 6.33% 올랐다. 서울이 7.89% 올라 전국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공시지가 현실화율(시세반영률)은 65%를 넘겼다. 정부는 순차적으로 이를 70%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공시지가 상승에 따라 보유세 부담도 그만큼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일부 고가 토지의 경우 공시지가 상승폭은 줄었지만 세부담은 상당히 큰 폭으로 늘어난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 표준지 50만 필지에 대한 표준지 공시지가를 산정한 결과, 평균 6.33% 상승했다고 12일 밝혔다. 상승폭은 지난해(9.42%)보다 3.09%포인트 하락했고 최근 10년간 평균 변동률(4.68%)을 다소 웃돈다.

서울은 7.89% 땅값이 올랐다. 작년 상승폭 13.87%에 비하면 상승률이 반토막 난 것이지만 전국 시·도 중에선 가장 높다. 공시지가 현실화율은 65.5%로 65%를 넘겼다. 

국토부는 지난해 부동산 공시가격의 형평성을 개선한다며 토지는 물론 단독주택과 아파트 등 모든 부동산의 공시가격을 급격히 올렸다. 당시 공시가격 현실화율(공시가격/시세) 제고 방안을 내놓으며 작년 64.8%였던 현실화율이 향후 7년내 70%까지 도달하도록 현실화율을 단계적으로 균등하게 올리겠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올해는 세금 부담과 임대료 상승 등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어느정도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이상혁 더케이컨설팅그룹 상업용부동산 센터장은 "지난해 역대급 인상을 놓고, 불경기에 대한 숙고 없는 급격한 현실화라는 지적이 많았다"며 "올해는 작년에 급격히 올린 만큼 속도조절을 한 듯싶다. 특히 상업용 공시지가는 예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어 "공시지가 현실화가 과제인 것은 맞지만, 세부담이 곧 임대료 인상으로 귀결되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적절한 조정이라는 생각"이라며 "주요 상권 위주로 봤을 때 공실률이 늘어나는 추세라 세금이 올랐다고 임대료를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도 "최근 땅값 오름세에 비춰볼 때 이번 인상률은 적당했다"며 "상가·건물주의 세부담이 높아져 임대료 인상률도 올라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 현재 공실률이 사상 최대치인 만큼 공실 위험을 안고 임대료 인상을 단행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수익형부동산 연구개발기업 상가정보연구소가 한국감정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평균 11.7%를 기록했다. 3분기 공실률 11.5% 대비 0.2%포인트 상승했으며 공실률 조사가 시작된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공시지가가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도 덩달아 오르게 된다. 특히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부지를 비롯, 공시지가 상위 5위 필지는 공시지가 상승폭은 줄었지만 보유세 부담은 상당히 늘어난다. 

지난해 공시지가 급상승으로 세부담 상한(전년도 세액의 150%)에 걸려 미반영됐던 보유세가 올해로 이연됐기 때문이다. 더불어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상향 조정되면서 올해 공시지가 상승분 이상으로 보유세가 나오는 것이다. 

실제 네이처리퍼블릭(169.3㎡) 건물의 부속토지는 올해 공시지가가 336억9천만원(㎡당 1억9천900만원)으로 작년(309억8천190만원)보다 8.74% 오르면서 보유세도 지난해 1억2천209만원에서 올해 1억8천207만원으로 세부담 상한(전년도 세액의 150%)까지 오른다.

네이처리퍼블릭 토지의 경우 작년 공시지가 상승률이 무려 100.44%에 달했다. 올해는 공시지가 상승률이 8.74%에 불과한데도 세 부담은 상한까지 뛰는 것이다.
 
공시지가 상승률은 낮지만 일부 토지에 한해 보유세 부담은 크게 늘어난 만큼 임대차 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는 주거용(7.70%)의 상승률이 평균(6.33%)보다 높고, 상업(5.33%)용은 작년(12.38%)에 비해 상승률이 절반으로 둔화되긴 했다"면서도 "상가‧사무실 부속토지 등 별도합산 토지의 보유세 부담이 세입자 젠트리피케이션이나 임대료 전가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지난해보다 상승률은 둔화됐으나 최근 몇 년간 누적된 상승률을 고려하면 공시지가 상승이 임대료 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핵심상권 자영업자는 인건비 상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 등 연이은 악재로 상권 침체를 겪고 있는데, 임대료 상승까지 이어지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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