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깬 文대통령 카드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韓·日 경제전쟁 파국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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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기자
입력 2019-11-22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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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지소미아 종료 통보' 효력 정지…WTO 제소 중단

예상을 깬 카드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의 '조건부 연기' 카드를 꺼냈다. 파국으로 치닫던 한·일 경제전쟁이 새 국면을 맞은 셈이다. 극한으로 치닫던 한·일 관계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지소미아가 '한·미·일 군사 동맹'의 핵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간 동맹 균열 양상을 보였던 한·미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택한 지소미아 종료의 '조건부 연기'는 한·일 경제전쟁의 갈등을 막고 한·미 동맹 균열을 봉합하는 '일거양득 카드'다.

하지만 한·일 갈등이 잦아들지는 미지수다. 한·일 경제전쟁의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둘러싼 파열음은 현재진형형이다. 향후 변수에 따라 휴전 발판을 마련한 한·일 경제 전쟁이 다시 발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승부수 띄운 文대통령…WTO 제소도 중단
 

문재인 대통령. 사진은 22일 오전 천안 MEMC코리아 제2공장 준공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청와대는 22일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지소미아 종료 여부에 대한 마지막 점검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NSC에 임석하고 지소미아 종료의 '조건부 연장'을 끌어냈다.

김유근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소미아 협정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소미아 만료(23일 오전 0시)를 6시간 앞두고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또한 한·일 간 수출 관리 정책 대화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동안 일본 측의 3개 품목 수출규제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도 정지하기로 했다. 조건부로 지소미아 종료를 연기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일본이 대한(對韓) 수출 규제를 발동한 지 144일 만이다. 

애초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지소미아 종료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와 지소미아 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한·일 관계는 평행선을 달렸다.

미국은 지소미아를 고리로 전방위적인 압박에 들어가면서 한국 정부를 궁지로 내몰았다.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티사)에 대한 '북핵 대응 한계론'도 대두됐다.

일본 정부의 입장은 전날(21일) 오후 총리·관방장관·외무상·방위상이 포함된 NSC '4인 각료회의'에서도 변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지소미아의 퇴로를 닫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소미아 종료 수순이 예상된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막판 패키지 딜에 韓·日 숨통…하지만 갈 길 멀다

하지만 양국은 물밑 접촉을 통해 지소미아 종료의 조건부 연기를 고리로 '출구전략'을 모색했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와 지소미아를 묶는 이른바 '패키지 딜'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연기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를 통해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 연장을 통한 한·미·일 군사 동맹의 균열을 막았다. 일본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해제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냈다.

다만 갈 길은 멀다. 조건부 연장의 시한은 유한하다. 당장 일본 정부의 '수출관리령 개정' 시한인 40여 일 뒤 지소미아 종료의 조건부 연장이 끝날 수도 있다. 교도통신은 지소미아 종료의 조건부 연장 결정 직후 "일본 입장은 변하지 않았지만, 대화는 해 가겠다"고 보도했다. 지소미아와 수출 규제가 별개라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얘기다.

강제징용 배상을 둘러싼 방법론도 여전히 난제다. 한 발씩 양보한 양국은 당분간 한·일 갈등의 최종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전면적인 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이날 '현안 해결에 기여하도록 과장급 준비 회의를 거쳐 국장급 대화를 해 양국의 수출관리를 상호 확인한다' 등의 내용을 발표했다. 양국 협상이 실패로 끝날 경우 남은 카드는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톱다운 담판'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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