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 유상증자 결정에 주가 또 ‘꺾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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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지 기자
입력 2019-10-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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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 주가는 내려갈 일만 남았다. 중저가 브랜드 매장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상증자가 맞물리면서 투자 심리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전 장보다 11.17% 내린 6만3600으로 장을 끝마쳤다. 주가가 크게 빠진 것은 2000억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 탓이다.

10일 회사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우선주 709만2200주를 2만8200원에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회사가 발행하는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우선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발행 후 10년이 지나면 모두 아모레G 보통주로 전환된다.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됐을 때 보통주는 약 8.7%가 늘어나게 된다. 이번 결정으로 1주당 순이익은 약 6~7% 희석됐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회사는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 주식 133만3333주를 2000억원에 장내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모레G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율은 35%에서 37.68%로 늘게 된다. 회사는 향후 계열사 지분율을 40%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유상증자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의 지분율 확대에 나섰다는 점은 회사 주가에 부정적이다. 현금성 자산이 현재 2730억원 있음에도 유상증자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분 추가 확보하기 위해 유상증자에 다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더 희석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결정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승계 작업과 연결된다는 점도 주가에 부정적이다.

우선주는 의결권 프리미엄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가격이 낮다. 싼 가격에 신형우선주를 사들인 뒤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로 전환하는 것은 기업의 승계 작업에 활용되곤 한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유상증자에 대해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신형우선주는 승계작업에 활용되곤 하는데 주가에 노이즈로 작용할 수 있다”며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희석된다는 점도 주가를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지분 확보로 지배주주 순이익이 늘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궁극적으로 회사 주가가 오르기 위해선 실적 개선이라는 재료가 필요하다. 현재 국내 증권사 관계자들은 아모레G에 대해 모두 중립의견을 내놓고 있다. 우선 3분기 아모레G의 예상 영업이익은 1000억원 수준이다.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이 실적 회복에 나서면서 전년보다 18%가량 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중저가 브랜드는 수익성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3분기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0%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에는 지배주주 순이익이 5%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 에스트라, 에스쁘아 등 브랜드 성장이 예상되지만, 차별화되는 실적을 보이는 브랜드가 부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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