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자산운용 수직계열화, 김동원 밀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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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기자
입력 2019-08-0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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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억 유상증자 한화證 최대주주로 나서…계열분리 쉬워져

  • 경영승계 밑그림 '금융계열사 차남 김동원 몫'

  • 한화證 CERCG ABCP 디폴트 평판 리스크 관리해야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왼쪽)와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오른쪽), 싱가포르 경제개발청 배 스완 진(Beh Swan Gin) 회장(가운데).[사진=한화그룹 제공]

[데일리동방] 한화자산운용이 한화투자증권의 최대주주로 나서면서 한화그룹 3세 계열분리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금융계열사를 물려받을 것으로 점쳐지면서 경영권을 손쉽게 거머쥐도록 수직계열화를 이뤘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오너의 부재로 구설에 오르내리던 경영승계에 가속도가 붙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한화투자증권의 지분 19.2%를 가지면서 한화투자증권의 최대주주가 됐다고 지난 6일 공시했다. 이로써 한화투자증권은 화학계열사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지배에서 벗어나 그룹 내 금융계열사로 편입됐다. 한화그룹 내 금융계열사는 ‘한화생명 → 한화자산운용 → 한화투자증권’으로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업계에는 이미 한화그룹 3세 계열분리에 대한 관측이 나오고 있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한화큐셀을 중심으로 화학계열사를 맡고, 김동원 상무는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금융 계열사를 맡을 것으로 밑그림을 그렸다. 이런 가운데 이번 수직화는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금융계열사 승계를 손쉽게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따라서 김용현 한화자산운용 대표가 김동원 상무의 승계에 적극 지원사격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한화자산운용은 한화투자증권에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하면서 수직계열화에 이바지했다. 덕분에 한화투자증권은 자기자본 1조원 규모의 중대형사 반열에 오를 수 있게 된다. 그만큼 김용현 대표가 김동원 상무의 승계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동원 상무는 이미 금융계열사 임직원들과 공식석상에도 참석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3월에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머니2020 아시아’ 컨퍼런스에는 김동원 상무와 함께 김용현 대표와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 각 금융계열사의 CEO와 임직원들이 함께 참석했다. 김동원 상무가 한화생명의 미래혁신부문장으로 핀테크 등 한화생명의 미래 먹거리와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어 방문했다고 알려졌지만 승계를 위한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김승연 회장의 갑작스런 부재가 발생하면서 경영승계에 대한 여러 예측이 업계를 떠돌았다. 오너가 없는 상황에 아직 경영 승계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동관 전무와 김동원 상무는 지분승계와 경영권 확보가 확실시 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한화그룹이 3세 계열분리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영승계가 본격적으로 진행될지 관심이 모인다.

한편, 한화투자증권은 그룹 내 금융계열사에 편입되면서 중대형사로 올라가고 신용등급이 상승하는 등 재무적 관점에서도 힘을 얻었다. 최근 해외사업과 IB(투자은행) 부문을 강화하면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성장이 기대된다. 더불어 그만큼 김동원 상무의 경영권에도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지난해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 부도 사태와 관련한 평판 리스크는 해결해야할 과제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CERCG의 역외 자회사인 CERCG 캐피탈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한 어음(ABCP) 디폴트와 관련해, 국내 증권사에 ABCP를 판매하면서 CERCG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로 한화투자증권 직원이 지난달 구속됐다.

아울러 경찰은 한화투자증권 법인에도 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서 자본시장법 양벌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검찰에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10월 권희백 대표는 증권사 대표이사 가운데 유일하게 국정감사에 불려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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