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P2P금융, 부동산과 신용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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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9-02-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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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업계도 매달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국회가 문제다. P2P금융 법제화가 눈앞에 다가왔지만 여야 갈등으로 인해 발목이 묶였기 때문이다.

P2P금융이 제도권에 진입하면 은행·보험·저축은행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을 받게 돼 그동안 문제가 돼 왔던 대표이사 잠적·사기 등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도 줄일 수 있다. P2P 업체들이 법제화를 원하는 이유다.

현재 한국P2P금융협회 회원사들은 '부동산 대출'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지난해 '신용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렌딧·8퍼센트·팝펀딩 등 3개 업체가 협회에서 탈퇴해 마켓플레이스금융협의회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펀다는 한국P2P금융협회와 마켓플레이스금융협의회 양쪽에 모두 속해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들 3사의 탈퇴로 양측이 갈등 구도를 형성하지 않을까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세력 다툼을 하는 것처럼 보여서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당시 부동산이냐, 신용대출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한목소리를 내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묘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개인신용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P2P금융사에 힘을 실어주는 탓이다. 당국은 포용적 금융의 일환으로 중금리대출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개인신용대출을 하는 P2P금융회사들은 중금리 대출 시장 확대를 통해 이자부담 경감을 이끌고 있다.

반면 부동산 대출을 하는 P2P업체에 대한 당국의 시선은 곱지 않다. 경기 침체로 인한 부실 가능성, 과도한 쏠림 때문이다. 

지난 11일 열린 P2P금융 법제화 공청회에서도 약간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부동산 중심의 P2P업체는 신용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의 주장처럼 부동산 P2P대출이 저축은행 사태를 재연할 가능성은 낮다고 정면 반박했다.

양태영 한국P2P금융협회장은 "저축은행 사태의 부실 원인은 브리지론인데 이는 부동산 개발 인허가가 안 된 상태에서 대출을 과도하게 실행, 부동산 경기가 망가지면서 회수하지 못한 것"이라며 "현재 협회에서 브리지론은 전체에서 10%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은행·보험·카드 등 금융업권을 통틀어서 금융위원회가 설립을 인가한
 협회가 두 곳인 곳은 없다. '한 지붕 두 가족'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P2P금융사들은 부동산과 개인신용대출 업체의 주도권 싸움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법제화를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립보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전체를 위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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