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新냉전]미·중 정상회담은 美 추가 폭탄관세 마중물?...트럼프, 대중 총공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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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11-2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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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정상회담 타결 안 되면 예정대로 관세율 인상, 추가 폭탄관세"

  • "지정학적 문제 안은 미·중 신냉전....정상회담, 무역협상으로 해결 안 돼"

2017년 9월 중국 베이징에 있는 인민대회당 환영행사에서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추가 폭탄관세를 비롯한 대중 총공세를 예고했다. 당초 예고한 대로 연간 2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의 추가 관세율을 내년 1월 1일부터 10%에서 25%로 높이고, 나머지 중국산 제품에도 폭탄관세를 물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 타결에 실패하면"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이번 회담 전망은 비관론 일색이다. 무역전쟁 '휴전' 정도의 성과라도 나면 다행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자신도 회담 전망을 비관했다. 그가 실패할 게 뻔한 미·중 정상회담을 마중물로 삼아 대중 반무역 공세를 강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린 회견에서 연간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매긴 10%의 추가 관세를 내년 1월부터 25%로 올리게 될 것이라며, 관세율을 인상하지 말라는 중국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아주 낮다(highly unlikely)"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연간 267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도 추가로 (10%나 25%의)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중국산 제품이 폭탄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애플의 아이폰이나 노트북에도 추가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소비자들이 10% 수준의 추가 관세는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이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문제될 게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중에 양자회담을 할 예정이다. WSJ는 중국 관리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율 인상을 막는 걸 이번 회담의 최우선 과제로 들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의 성패가 중국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시장 개방을 통해 경쟁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총공세를 예고했다. 그는 최근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을 서둘러 끝내려 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대중 폭탄관세 대상을 2배 이상 늘리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이 바뀌지 않는 한 진로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은 이날 트럼프의 추가 폭탄관세 발언이 알려지면서 애플 주가가 뉴욕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급락했다며,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폭탄관세 공세를 둘러싼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S&P500지수에 편입된 미국 대표기업 가운데 100여 곳이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추가 수입 관세에 따른 피해를 경고한 게 대표적이다. CNN은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신 페이 미국 클레어몬트맥케나 칼리지 교수는 최근 WSJ에 "미·중 무역전쟁이 갈수록 더 복잡해지는 건 지정학적 맥락 때문"이라며 "단순히 무역 문제라면 해결하지 못할 게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무역적자와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문제삼고 있지만, 이번 싸움은 그보다 복잡한 지정학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중국산 제품에 폭탄관세를 먼저 물린 뒤 중국과 협상을 시작한 것도 무역협상에 기대하는 바가 크지 않다는 걸 방증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미·중 무역전쟁이 결국 미국과 중국이 국경을 다시 정하기 위한 '신냉전'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미국이 주도하는 자본주의 진영과 소련의 사회주의 진영이 대결한 냉전처럼 미국과 중국이 미래 먹거리가 될 최첨단 기술을 두고 다투고 있다는 설명이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무역전쟁을 선언하며 중국에 요구한 건 '넘버1'이 되려 하지 말라는 것인데, 중국이 이에 저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싸움이 미·중 정상 간의 담판이나, 무역협상으로 끝나길 기대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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