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민의 레저스포츠화(話)] 김동환 대한승마협회 위원장 "승마계 국정농단의 그림자 원칙으로 함께 걷어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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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8-11-06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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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단체로 지정된 대한승마협회 재건 위해 뛰는 김동환 위원장

  • '전국유소년클럽리그전' 직접 만든 김 위원장 "학생들에게 더 엄격하게 원칙 적용"

  • "올해 목표는 심판강습회ㆍ협회 앱개발"

KBS 승마 해설위원 당시 김동환 위원장. [사진=김동환 위원장 제공]


“터널 속에 들어왔는데 끝이 어디인지 잘 안 보입니다. 그리고 너무나 어둡네요.”

관리단체로 지정된 대한승마협회는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지난 10월 2일 대한승마협회 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된 김동환 한양대학교 스포츠과학부 교수는 분주하게 한 달을 보냈다. 말과 함께 평생을 살아온 김동환 위원장이 어두운 터널에서 꺼내든 것은 ‘원칙’이라는 등불이다.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에서 만난 김동환 위원장은 “힘들다”며 지난 한 달을 되돌아봤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9월 제19차 이사회를 열고 대한승마협회의 관리단체 지정을 의결했다. 대한승마협회는 지난 6월 회장과 부회장단이 사임한 이후 차기 회장 후보자를 내세우지 못해 체육회 관리단체 지정·운영 관련 규정 제12조 2항(60일 이상 회원단체장의 궐위 또는 사고)에 따라 관리단체로 지정됐다. ‘최순실 국정농단’이 드리운 그림자는 짙었다. 위기에 빠진 한국 승마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김 교수는 고심 끝에 관리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원칙이 무너지는 순간 대한승마협회는 무너진다. 10월 2일 이전에 있었던 일은 모른다”는 공언에 김 위원장의 철학과 의지 그리고 승마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김 위원장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승마에 입문해 1968년부터 선수 생활을 했다. 역시 승마 선수였고 아시아에서 최초로 국제 심판인 오피셜 저지(Official judge) 자격을 획득한 아버지 고(故) 김촌성씨의 영향을 받고 자랐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국가대표로 일본 교류전에 출전했다. 학문에도 뜻을 둔 김 위원장은 미국 아이다호 대학교에서 교육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보도방송 담당, KBS 스포츠국 승마 해설위원, 한양대학교 승마부 감독, 국제승마협회(FEI) 장애물 국제 심판, 아시안게임 승마 심판위원, 대한승마협회 국제 이사 등을 두루 거치며 한국 승마 발전을 위해 힘썼다. 한국에서 손꼽히는 ‘말 전문가’다.

지난 10월 20일 제주시 애월읍 렛츠런파크 제주에서 열린 전국유소년클럽리그전 경기 트로피 뒤로 김 위원장이 만든 특별한 마차가 보인다. 겉보기에는 허름하지만 소중한 마차다. [사진=전성민 기자]


최근에는 김기천 한국승마시설자협회 회장과 함께 전국유소년클럽리그전을 만들어 승마 저변을 넓히는 데 힘쓰고 있다. 수도권, 중부권역, 호남권역, 영남권역, 제주권역으로 나눠져서 세번씩 열린 예선전에 김 위원장은 매번 함께했다. 김기천 회장과 함께 마차를 직접 개조해 심판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대회 운영을 위해 꼭 필요한 이 ‘특별한 마차’는 전국 방방곡곡을 다닌다. 여기서 상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위원장은 “개인적으로는 마음이 아프지만 아이들에게는 더욱 엄격하게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이것이 아이들에게는 중요한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말과 함께한 세월이 묻어 있는 한국 승마를 재건하기 위한 청사진도 머릿속에 하나하나씩 그리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 협회의 가장 큰 사업은 심판 강습회와 앱 개발이다. 유소년 선수들이 앱을 통해 성적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 더욱 승마를 친근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에서 승마 관련 종목의 메달 수를 더 늘리고 대표팀 훈련 시스템도 더욱 체계적으로 바꿔 나갈 계획이다. 협회의 자생력도 키워야 한다. 은퇴 선수들에 대한 지원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금은 어둡지만 언젠가는 나타날 터널 끝 밝은 빛을 향해 김동환 위원장이 열심히 뛰고 있다.

[김동환 위원장. 사진=김동환 위원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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