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스틸러 페스티벌] 1분 30초 안에 마음을 잡아라! 신스틸러들의 국보급 입담(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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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2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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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주어진 시간은 단 1분 30초. 이 안에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2016 신스틸러 페스티벌'에 참석한 23명의 배우들, 그리고 1명의 감독에게 주어진 미션이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는 '2016 신스틸러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2회째를 맞아 제주도에서 서울로 자리를 옮긴 이날 시상식에는 시청자들과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24명의 주인공들이 자리해 입담을 뽐냈다.
 

배우 김상호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 신스틸러 페스티벌 시상식'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 "가진 거라곤 대머리 밖에 없는데…" 존재감甲 수상소감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짧은 등장에도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신스틸러들은 시상식장에서도 남달랐다. 짧은 레드카펫 인터뷰와 수상소감 시간을 이용해 그야말로 '신을 뺏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2016 신스틸러 페스티벌' 본상을 수상한 김상호는 무대에서 "가진 거라곤 대머리 밖에 없는데 많이 써줘서 감사하다"는 재치와 겸손함이 묻어나는 소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또 "화이팅 화이팅 화이팅!"이라고 외쳐 식장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배우 김인권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 신스틸러 페스티벌 시상식'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김한민 감독님, 제가 액션을 잘합니다"라는 수상소감으로 웃음을 준 배우는 김인권. 본격적인 신스틸 전쟁이 시작된 것도 김인권 때부터다. 그는 수상소감을 위해 주어진 1분 30초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조명과 마이크가 꺼진 무대에서 격렬한 액션 연기를 펼쳐 웃음을 자아냈다.

청중의 환호를 이끌어내기 위해 추신수와 온유의 사인이 담긴 야구공을 이용했던 박철민. 자신이 던진 공은 객석 쪽에 있던 장현성의 손에 들어가는 걸 본 그는 "이 한 마디만 드리겠다. 거기 있는 추신수 선수의 사인은 가짜다. 인생이 원래 그런 것"이라는 말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본상 수상자로 수상대에 오른 오정세는 계속해서 말을 거는 한 팬 때문에 웃음을 터뜨렸다. 사회자 박경림이 "두 분(오정세와 팬)이 일대일로 말씀을 나누는 것 같다"고 하자 오정세는 "전국에 계신 내 팬클럽 회원 분들이 거의 다왔다. 8명 전원 참석이다"고 센스 있게 반응했다.
 

배우 김희원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 신스틸러 페스티벌 시상식'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 "지원 누나, 전에 호텔에서 노래 불렀잖아!"

평소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연예계 선후배들이 모인 자리인만큼 서로를 향한 스스럼없는 대화도 오갔다. '최종병기 활'과 '명량'의 김한민 감독은 차기작에 대해 역사 3부작을 마무리하는 작품이 나올 것 같다고 귀띔했고 김희원은 "결혼해 달라"는 팬을 향해 팔로 크게 엑스자를 그려 보였다.

김인권은 함께 본상을 수상한 예지원에 대한 에피소드를 깜짝 폭로했다. 수상소감에서 그는 "김영옥 선생님을 비롯해 존경하는 선배님들 형님, 누님들이 이곳에 있다. 태어나 주셔서, 배우가 돼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한 뒤 "예지원 누나랑 전에 촬영을 하면서 되게 고생한 적이 있다. 누나, 호텔에서 그때 누나가 노래를 불러가지고…"라고 폭로했다. 아쉽지만 이후 그의 이야기는 마이크가 꺼져 아무도 듣지 못 했다.

최근 영화, 드라마는 물론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로 예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라미란은 "최근 여기저기 나오면서 '왜 이렇게 나대느냐'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좀 더 나대려고 한다"는 말로 현장에 웃음을 선사했다.
 

배우 라미란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 신스틸러 페스티벌 시상식'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 김한민 "신스틸러 총출동한 영화 만들자!" vs 박철민 "출연 안 하겠다"

시작은 라미란의 이 말 한 마디였다. "여기(신스틸러 페스티벌)는 어쩜 이렇게 알토란 같은 분들만 모여 있는 거냐. 이분들이 다같이 등장하는 영화가 있다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 (김한민) 감독님, 나도 그 영화에서 주인공 해보고 싶다. 이래서 내가 걸그룹(언니쓰)을 시작했다."

이후 감독상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김한민 감독은 "아까 라미란 배우님이 이 배우들 모아서 영화 한 번 하면 어떻겠느냐고 했는데 나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오션스24'(할리우드 영화 '오션스11'에서 착안한 말) 같은 느낌이다. 정말 만들어 볼까"라고 물었다. 이 같은 질문에 청중은 크게 환호했고 김 감독은 "그럼 내일부터 당장 기억에 들어가겠다. 대신 여기 있는 배우들이 다 참여해 준다는 가정 하에서다. 역할 비중 없이"라고 강조했다.
 

배우 박철민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 신스틸러 페스티벌 시상식'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사회자 박경림이 "김한민 감독이 여기 있는 모든 분들이 출연한다면 '오션스24' 같은 영화를 만들겠다고 했다. 여러분 모두 동의한 거냐"고 물었고 자리에 앉아 있던 박철민은 팔로 엑스자를 그리며 "안 해, 안 해"라고 외쳐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후 김영옥 역시 공로상 수상소감에서 "아까 김한민 감독의 말을 나는 허투루 듣겠다. 내가 얼마나 더 연기할 수 있겠나. 이제 기획에 들어가면 아마 나는 출연하지 못 할 것 같다"며 정중히 고사했다.

◆ 웃음만 있나? 시상식장 적신 감동 소감

신스틸러는 웃기기만 하다는 편견을 깬 감동의 수상소감도 있었다. 촬영 스케줄 때문에 다소 늦게 페스티벌에 도착한 배우 김원해는 촬영하느라 이틀 밤을 샜다면서도 묵직한 수상소감으로 모두를 감동시켰다.

그는 본상을 수상한 뒤 "평소에는 부끄럽고 바쁠까봐 연락 못 했던 배우들과 만나게 돼 반갑다. 행사 취지와 잘 어울리는 분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환갑 때까지, 칠십, 팔십 먹을 때까지 다들 잘 갔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한 뒤 "광대로 태어나서 웃음을 강요당하고 있지만 선비처럼 살아야 하는 게 배우 아니겠나. 송사에 휘말리지 마시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
 

배우 김영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 신스틸러 페스티벌 시상식'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1937년생인 김영옥은 올해 79세의 원로 배우. 김영옥의 수상소감은 현장에 자리한 후배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김영옥은 "정말 의미 깊은 상이다. 여러분은 모르겠지만 내가 상을 여기저기서 그럭저럭 그래도 좀 탔다. 상은 칭찬이라 늘 좋은 기분으로 와서 탔는데 오늘은 그걸 넘어선다. 그만큼 내게 의미가 깊은 상"이라며 "나는 여기 계신 다른 분들과 다르다. 나한테 얼마나 더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몇 번이 되든 시청자 여러분들과 교감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겠다. 시청자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면서 남은 시간이라도 최선을 다한다고 약속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원로 배우의 진심어린 소감에 현장은 잠시 숙연해졌다. 사회자 박경림은 "앞에 앉은 예지원과 류현경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뒤에서 김희원도 눈물을 닦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다음은 수상자 목록이다

▲ 남자 신인상='태양의 후예' 온유
▲ 여자 신인상='아이가 다섯', '검사외전' 신혜선
▲ 공로상=김영옥
▲ 본상=고창석
▲ 본상=김상호
▲ 본상=김희원
▲ 본상=김인권
▲ 본상=김응수
▲ 본상=김병옥
▲ 본상=김원해
▲ 본상=라미란
▲ 본상=류현경
▲ 본상=문정희
▲ 본상=박철민
▲ 본상=성지루
▲ 본상=예지원
▲ 본상=오정세
▲ 본상=이병준
▲ 본상=이승준
▲ 본상=이한위
▲ 본상=장영남
▲ 본상=장현성
▲ 본상=조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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