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전기차부터 풍력발전까지 탄소배출 해방구 ‘가파도’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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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1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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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크로그리드 이후 전기료 12만원에서 2만원 수준으로 절감"

  • 한전·제주도 오는 2030년까지 가파도 탄소배출 제로섬 목표

가파도 마이크로그리드의 중심에는 시간당 최대 250㎾ 전력을 생산하는 풍력발전기가 있다. [사진제공=한국전력]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지난 8일 제주도 모슬포항에서 출발한 여객선은 20분 남짓 달려 가파도에 도착했다. 모슬포에서 동남쪽으로 2.2㎞ 떨어진 이 곳은 134세대 281명이 모여 사는 작은 섬이다.

낚시꾼에게만 이름이 알려진 가파도가 최근 ‘탄소 배출 제로섬’의 시작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가파도 상동항에 세워진 ‘친환경 명품섬’이라는 표지석이 첫 눈에 들어왔다. 

‘친환경 명품섬’의 중심에는 탄소 배출 제로를 현실화한다는 제주도와 한국전력이 있다. 지난 2011년 11월 한전이 제주도와 가파도 카본 프리아일랜드(CFI) 사업을 위한 협약을 맺고, 친환경 에너지를 위한 첫 발을 뗐다.

가파도에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활용, 신재생에너지 100% 자급지역화로 탄소배출 제로섬을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주도와 한전은 오는 2030년까지 가파도를 탄소 없는 섬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한전은 가파도에서 전력망지능화, 스마트미터 보급, 시스템 구축 총괄 및 운영을, 제주도는 사업주관, 전기자동차·충전인프라 구축 및 활성화를 담당하고 있다.

이중 핵심은 마이크그리드 구축이다. 마이크그리드는 섬 지역 등 전력계통과 연계되지 않은 고입지역에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발전설비, 에너지(ESS)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저장·공급할 수 있는 소규모 독립형 전력망이다.

가파도의 전력 공급은 마이크로그리드를 활용해 대부분을 충당한다. 마이크로그리드의 핵심인 풍력발전기 2대가 시간당 최대 250㎾의 전력을 생산, 가파도를 친환경섬으로 변화시켰다.

가파도 주민 중 48가구가 태양광발전 설비를 구축하고, 탄소 배출 제로섬 구현에 동참하고 있다.

이런 노력은 탄소배출 감소뿐 아니라, 주민에게 경제적 부담도 줄여주고 있다. 진명환 가파도 이장은 “마이크로 그리드 구축후, 월 12만원 수준이던 전기료가 2만원대로 낮아졌다”며 “전기 사용이 적은 시기에는 5000원대 요금이 책정된다”고 말했다.

한전은 가파도의 성공 사례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가파도에 이어 전남 진도 가사도에 마이크로그리드 에너지 자립섬을 구축·운영 중”이라며 “규모가 큰 울릉도, 덕적도로 확대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가파도에는 총 4대의 전기자동차가 운영중이다. [사진제공=한국전력]


가파도에 또하나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이 전기차다. 가파도는 해안선 길이 4.2㎞의 작은섬 이지만 4대의 전기차가 쉼없이 돌아다닌다. 가파도를 탄소 배출 제로 섬으로 정착시키려는 제주도와 한전, 가파도 주민의 노력 덕분이다. 진 이장은 “현재 가파도에는 주민용 2대, 학교 1대, 보건소 1대 등 4대의 전기차가 있다”며 “주민들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전은 가파도와 같은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을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한전 관계자는 “마이크로그리드 시장규모는 2020년 400억 달러(46조600억원)로 성장할 것”이라며 “섬이 많은 한국의 특성을 고려해 친환경 전력을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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