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러 대외정보국 수장 “北 핵무기 러시아 안보에 잠재적 위협”

  • 러 군 “미사일 경보 레이더 기지 신설”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지난 1996년부터 4년 동안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을 지낸 뱌체슬라프 트루브니코프는 4일(현지시간) 북한과 이란 등의 핵무기가 주변 국가들의 핵보유를 부추겨 결국 러시아의 미래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트루브니코프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미사일방어(MD) 관련 국제회의에 맞춰 발간된 논문집에서 “북한과 이란, 파키스탄 등이 당장 러시아의 적국이 되지 않는다 해도 이 국가들이 이미 보유하고 있거나 앞으로 생산할 핵무기 및 미사일은 이미 지역 정세를 불안정하게 하는 상황에 와 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트루브니코프는 “이는 또한 한국, 일본, 대만,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터키, 이집트 등의 연쇄 핵보유로 이어질 위험성을 부추기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러시아에도 새로운 미사일 위험이 제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적 경험에 비춰 볼 때 불안정하고 극단적인 국가들과의 관계는 지속적으로 악화할 수 있으며 현재 비(非)적대적인 핵과 미사일 전력이 장래에 러시아 안보의 실질적 위협으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로 이같은 위협 때문에 러시아는 미국 및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MD망 구축과 관련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알렉세이 졸로투힌 대령은 이날 이달 말까지 중국과 인접한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주(州)의 ‘수솔리예 시비르스크’ 지역에 첨단 레이더 기지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졸로투힌 대변인은 “새 레이더 기지가 러시아 남쪽에서 날아오는 미사일 공격에 대한 조기 경보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현재 적국의 잠재적 핵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북부 레닌그라드주(州)의 레흐투시와 남부 크라스노다르주의 아르마비르, 서부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 등에 ‘보로네슈-M’으로 불리는 레이더 시스템을 갖춘 기지를 운영해 서유럽 국가들로부터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이르쿠츠크 지역에 신설되는 레이더 기지는 남쪽의 중국과 북한 등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