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영화 수입 배급사에 따르면 ‘상실의 시대’ 연출을 맡은 베트남 출신의 트란 안 훙 감독은 영화의 핵심 요소인 비틀즈의 곡 ‘노르웨이의 숲’ 사용을 위해 곡의 저작권을 보유한 영국 EMI측과 1년간의 교섭을 벌인 끝에 사용 승인을 얻어냈다.
‘상실의 시대’는 전 세계 36개국에서 출판돼 11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베스트셀러로, 원제가 ‘노르웨이의 숲’이다. 소설에서도 이 노래는 스토리의 맥락을 이해시키는 큰 소재다.
실제 비틀즈의 곡이 사용된 영화들은 많다. 비틀즈 멤버인 존 레논의 생애를 다룬 ‘존 레논 비긴즈 – 노웨어보이’, 멜로 영화의 교본으로 불리는 ‘러브 액츄얼리’, 숀 펜과 다코타 패닝의 열연이 돋보인 ‘아이 엠 샘’, 일본 영화면서도 비틀즈 곡이 제목으로 쓰인 ‘골든 슬럼버’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 작품 모두 커버곡이나 리메이크곡이 사용됐다.
이번 ‘상실의 시대’ 속 비틀즈의 원곡 사용 승인에 일본 EMI측도 상당히 놀라고 있다는 후문이다.
제작사는 비틀즈의 저작권을 소유한 EMI 영국 담당자가 ‘상실의 시대’의 팬이었고, 트란 안 훙 감독에 대한 신뢰감이 커 이번 승인이 성사됐다고 전했다. 세계 최초의 원곡 사용인 만큼 비용은 영화 제작비와 맞먹는다는 풍문이 전해진다.
원작이 쓰여 진 후 24년 만에 하루키의 영화화 허락, 트란 안 훙 감독의 하루키에 대한 4년간의 구애, 1년간 원곡을 쓰기 위한 노력 등이 맞물리며 개봉 전부터 ‘상실의 시대’에 대한 영화팬들의 관심은 뜨겁다.
영화 속 ‘노르웨이의 숲’은 비틀즈의 원곡과 함께 원작 팬들에게는 작지만 인상 깊은 캐릭터인 ‘나오코’의 병상 동료 ‘레이코’가 부른 버전까지 두 가지가 공개될 예정이다.
세계 최초로 비틀즈의 원곡이 사용되는 ‘상실의 시대’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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