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 없인 기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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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0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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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석 동양종합금융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사는 반복된다. 3월에도 우려했던 금융위기는 발생하지 않았다. 동유럽발 2차 글로벌 금융위기에다 국내 3월 위기설까지 겹치면서 코스피 1000선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는 듯 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기관이 1~2월에 순이익을 내고 있다는 소식에 이어 미국 정부가 1조 달러 규모 부실자산 정리방안을 내놓으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급속도로 안정을 되찾았다.

금융위기 진원지인 미국 주택시장에도 긍정적인 변화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경기싸이클이 저점을 통과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이달 본격적으로 진행될 1분기 실적시즌에는 기대하지 않은 어닝 서프라이즈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경기저점 시그널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경기선행지수를 구성하는 요소 가운데 금융기관유동성, 순상품교역조건, 장단기금리차, 재고순환지표가 개선세로 돌아섰다. 중국 제조업지수도 3개월 연속 반등세를 형성하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에선 소비ㆍ주택ㆍ투자 관련 지표가 연초 이후 기대 이상으로 나아졌다. 소비지표가 작년 말부터 2개월 연속 증가세로 돌아선 가운데 그동안 미국경제 침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주택관련 지표도 반전 움직임을 보여 경기저점 통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위험 수준이 하락하고 전세계적으로 양적완화정책을 시행함으로써 주식시장에선 유동성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실제 미국과 국내 시장에서 잉여자금과 단기성 부동자금은 199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만 보면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요구불예금, 환매조건부채권(RP), 고객예탁금을 포함한 단기부동자금이 3월 말 기준 248조원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39% 수준에 달했다.

물론 펀더멘탈 측면에서 아직 긍정적인 변화가 관찰되지 않고 있어 유동성 랠리를 점치기는 이른 감도 있다. 하지만 낮아진 위험 수준, 급격히 증가한 시중 단기자금, 마이너스 국면에 진입한 실질금리를 감안할 때 분명히 긍정적인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런 추세 속에 증시 상승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일수록 주어진 데이터보다는 상식을 믿을 필요가 있다. 시장이 추세를 벗어나 변곡점에 들어섰을 때는 경기선행지수나 재고순환지표 같은 경제지표로 큰 흐름을 챙기면서 펀더멘털 분석보다 기술적 지표를 보고 판단하는 게 맞다. 역사적으로 성장률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성장을 멈춘 게 아니고 참고 있다가 나중에 더 빠른 속도로 정상을 찾아갈 것이란 의미이다.

4월 증시 역시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3월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데 따른 단기급등 부담과, 장기추세선인 200일선을 앞둔 기술적 저항, 아직 부정적인 펀더멘탈 전망이 상승탄력을 약화시킬 수는 있지만 각국 경기부양정책 효과가 가시화되는 점을 고려할 때 반등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 IT 버블이 터졌지만 이후 10년 동안 세계는 다시 IT로 먹고 살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시장에는 심리적으로 고점에서 매수하게 하거나 저점에서 매도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존재한다.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대중과 반대로 움직이는 실천이 중요하다. 모두가 U자형 L자형 주가 패턴을 이야기하지만 과거 급락 이후 급등하지 않은 사례가 한번도 없다. 이럴 때 승부를 걸지 않으면 기회를 잡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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