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의 대주주인 인베브가 오비맥주 매각을 재추진한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 인수후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베브는 JP모건과 도이체방크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고 오비맥주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관계자들의 언급을 인용해 최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인베브가 미국의 안호이저부시를 520억 달러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채무를 갚기 위해 오비맥주 매각이란 카드를 다시 뽑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오비맥주의 매출감소도 한 이유’라며 매각 가격을 15억~20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이제 관심은 인수 후보다.
현재 오비맥주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으로는 롯데그룹과 기린, 아사히맥주 등 일본 맥주업체가 거론된다. 여기에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인 MBK파트너스와 한국금융지주 계열의 코너스톤, 어피니티, 칼라일 등이 오비맥주 인수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강력한 인수 후보는 역시 롯데다. 일부에서는 일본 아사히와 롯데그룹이 공동으로, 또는 MBK 등 몇몇 사모펀드와 협력해 오비맥주 인수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인수설의 중심에 선 롯데그룹은 정작 이 같은 인수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특히 롯데측은 오비맥주 매각을 추진하는 주체가 오비의 몸 값을 끌어 올릴 목적으로 근거 없는 롯데 인수설을 퍼트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롯데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재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오비맥주 인수설은 현재 그룹차원에서 전혀 검토된 바 없다”면서 “매번 주류업계 M&A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롯데가 거론되고 있다. 이는 대기업 참여를 유도해 몸값을 올리려는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롯데는 지난 6일 롯데칠성을 통해 두산주류BG를 5030억원에 인수하며 주류 시장 확대에 나섰다.
특히 이날 본계약 체결과정에서 정황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는 “오비맥주 인수에 관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말해, 인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사실 오비맥주 인수에는 롯데보다 국내외 사모펀드들이 먼저 눈독을 들여왔다. MBK의 경우 최근 두산 테크팩BG를 인수했고, 코너스톤은 부산지역 소주업체인 대선주조 지분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다만 사모펀드의 경우 주류사업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 부족으로 오비맥주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게다가 주류전문 회사인 인베브가 사모펀드에 오비맥주를 넘길 경우 국내 회사를 외국 투기세력에게 '팔아 넘긴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오비맥주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며 “향후 일정 등 확인해줄 부분도 아직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오비맥주는 2007년 6600억원 매출에 115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이트맥주에 이은 맥주업계 2위로 국내 맥주시장에서 40%를 점유하고 있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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