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성어로 세상읽기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62) 엎어진 둥지에 성한 알 없다 - 복소무완란(覆巢無完卵)
(62) 엎어진 둥지에 성한 알 없다 - 복소무완란(覆巢無完卵) 후한 말기 헌제(獻帝:189~220) 연간에 문재가 특출한 7인이 있었으니 세상 사람들은 이들을 일러 '건안칠자(建安七子)'라고 하였다. 이들은 문학을 애호한 당대의 실권자 조조와 두 아들 조비, 조식과 함께 당시의 문단을 주도했다. 이 건안칠자 중 공융(孔融)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공융은 공자의 20대손으로, 선비들을 좋아하고 후진들의 앞길을 이끌어 주는 등 인망이 두터웠다. 공융은 무너져가는 한나라 왕실을 구하고자 조조의 전횡에 수 차례 직언하다가 미움을 샀다. 조조가 유비와 손권을 정벌하려 했을 때도 공융은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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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59) 국민은 다 소중하다 - 가유폐추 향지천금(家有敝帚 享之千金)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59) 국민은 다 소중하다 - 가유폐추 향지천금(家有敝帚 享之千金) 서울 시내 중심가에 자리하고 있는 주한중국문화원에서는 중국어와 중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연중 다양한 강좌를 운영한다. 원어민으로 구성된 강사진 수준도 높다. 필자도 주 2회 고사성어 강의를 들으며 부족한 지식을 채우고 만학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고사성어는 역사의 도도한 흐름 속에 명멸했던 다채로운 인간 군상들이 써내려 간 이야기에서 비롯된 교훈을 담고 있다. 그런만큼 성어의 탄생 배경인 고사(故事)는 그저 흥미로운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 지난 연말에 2026-01-05 15:27
  •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58) 금슬처럼 서로 화합하라 - 화여금슬(和如琴瑟)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58) 금슬처럼 서로 화합하라 - 화여금슬(和如琴瑟) 한 해가 다시 저물고 있다. 바야흐로 송년회 시즌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술 권하는 사회'가 아니다. 그 대신 부부동반을 권장하는 모임이 늘고 있다. 지인들과의 송년모임에 부부가 함께 참석하여 정답게 어울리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자연스레 '금슬(琴瑟)'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모임에 혼자 왔다고 금슬이 나쁘다고 예단할 수는 없지만 함께 온 부부의 금슬이 좋은 것만은 분명하다. 금슬이 좋지 않은 부부가 함께 올 리는 없으니 말이다. 금(琴)은 거문고이고 슬(瑟)은 비파다. 두 악기를 합쳐서 만든 조어 금슬은 2025-12-22 12:36
  •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57) 한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너다 - 동주공제(同舟共濟)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57) 한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너다 - 동주공제(同舟共濟) 한때 SNS에서 널리 회자되던 리더 분류법으로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다음 네 명의 사장 중 최악의 리더는 누구일까? 1.똑똑하고 부지런한 사장 2.똑똑하고 게으른 사장 3.멍청하고 부지런한 사장 4.멍청하고 게으른 사장 정답은 3번 '멍청하고 부지런한 사장'이다. 그렇다면 최고의 리더는? 2번 '똑똑하고 게으른 사장'이다. 왜 그런지 우선 최악의 리더부터 따져보자. 멍청한 사장이 부지런을 떨며 이것저것 손 대고 일을 벌이다가는 회사가 자칫 수습 불가의 상태에 빠지기 쉽다. 그러니 멍청할 바에는 차라리 게으 2025-12-08 14:42
  •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56) 어르고 뺨 치기 - 구밀복검(口密腹劍)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56) 어르고 뺨 치기 - 구밀복검(口密腹劍) 생필품을 대량으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대형마트에 가서 정기적으로 장을 보는 건 중산층 도시 거주자들의 일상적인 모습이다. 특히 주중에 따로 장 볼 시간을 내기 어려운 맞벌이 부부에게 주말 마트 쇼핑은 빼놓을 수 없는 행사로 자리잡았다. 이런 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성장을 구가하던 대형마트에 제동이 걸린 건 온라인 배송업체들의 등장 때문이다. On이 Off를 압도하는 시대다. 온라인으로 주도권이 넘어간 상황에서 온라인 배송업체의 선두주자 쿠팡의 고속성장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휴대폰에서 손가락 몇 번 움직 2025-11-24 15:58
  •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55) 긁어 부스럼 만들다 - 농교성졸(弄巧成拙)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55) 긁어 부스럼 만들다 - 농교성졸(弄巧成拙) 지난 9월 말 카카오톡이 대대적인 시스템 개편에 나섰다. 인스타그램에서 이용자들이 각종 게시물을 올리면서 일상을 공유하는 것처럼 카톡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카톡 체류 시간을 늘리겠다는 전략이었다. 개편에 따른 광고 매출 증대가 기대되면서 증권가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개편이 아니라 개악이라는 비판이 들끓는 가운데 주가도 폭락해 단 며칠 만에 시가총액 3조 4천억원이 증발했다. 견디다 못한 카카오톡 경영진은 공개 사과와 함께 일부 기능과 친구 목록 방식 2025-11-10 16:35
  •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54) 스승 뛰어넘기 - 청출어람(青出於藍)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54) 스승 뛰어넘기 - 청출어람(青出於藍) 지난 3월 개봉한 영화 '승부'는 바둑 황제로 불리던 조훈현과 이창호의 사제 대결을 다룬 작품이다. 바둑을 둘 줄 몰라도, 설령 두 사람이 누군지 전혀 모른다 해도 사제지간에 벌어지는 승부와 그로 인한 인간적인 고뇌와 갈등, 그리고 이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따라가며 영화적 재미와 감동을 만끽할 수 있다. 바둑 영화라기보다는 인생에 대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1989년에 있었던 제1회 잉창치배(應昌期杯) 세계바둑대회 최종국 대국과 카퍼레이드 장면으로 시작된다. 여기에는 부연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에도 2025-10-27 15:16
  •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53) 바람을 붙잡고 그림자를 쥐다 -  포풍착영(捕風捉影)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53) 바람을 붙잡고 그림자를 쥐다 - 포풍착영(捕風捉影) 추석 연휴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할 시간이다. 밥벌이의 최전선에서 은퇴한 사람들에게는 여느 때와 크게 다를 바 없는 하루하루였겠지만, 매일 출근하는 직장인들에게는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열흘간 이어진 황금연휴였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 서울에서 사는 사람들은 명절이라고 해서 불원천리 달려갈 고향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니 집안 어른들 찾아뵙는 일 말고는 긴긴 연휴에 딱히 할 일이 없다. 요즘이야 훌쩍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게 명절 연휴를 알차게 활용하는 하나의 방편으로 자리잡기도 했지만, 한 세대 전만 해도 2025-10-13 14:33
  •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52) 글자 하나에 천금의 가치가 있다 - 일자천금(一字千金)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52) 글자 하나에 천금의 가치가 있다 - 일자천금(一字千金) 이백여 년간 이어진 약육강식의 쟁투 끝에 살아남은 일곱 나라, 이른바 전국칠웅(戰國七雄)이 각축을 벌이던 전국시대 말엽, 각국의 제후들은 앞다투어 천하의 인재들을 끌어모으며 세를 과시했다. 식객이라 불린 이들 인재는 세력 있고 명망이 높은 대갓집에 얹혀 지내면서 문객 노릇을 했다. 식객의 수가 세력가의 영향력과 덕망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이기도 한 시대였다 당대의 최강국 진나라의 최고 권력자는 여불위(呂不韋)였다. 그는 본시 여러 나라를 오가며 장사를 해서 큰 돈을 모은 거상(巨商)이었다. 진나라 태자 안국군의 2025-10-01 06:00
  •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51) 좋은 의도라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 교왕과정(矯枉過正)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51) 좋은 의도라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 교왕과정(矯枉過正) 중국대륙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은 봉건제를 없애고 군현제를 실시하여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구축했다. 천하를 호령하던 통일 왕조 진나라는 그러나 불과 15년 만에 허망하게 무너졌다. 항우와의 초한전에서 승리하고 새 시대를 연 유방은 진나라 패망의 결정적 이유를 봉건제 폐지에서 찾았다. 진나라가 존망의 위기에 처했을 때 수도 함양으로 달려와 구원해 줄 제후가 아무도 없는 고립무원의 처지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유방은 제국의 안정을 위해 봉건제를 부활시켜 땅을 나누고 개국공신들을 대거 제후에 봉했다. 2025-09-15 17:24
  •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50) 화를 복으로 바꾸고 실패를 기회로 삼아 공을 이루다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50) 화를 복으로 바꾸고 실패를 기회로 삼아 공을 이루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 열풍이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가히 신드롬 수준이다. 케데헌은 가상의 케이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퇴마사가 되어 노래와 팬덤의 힘으로 보이그룹이자 악령인 '사자 보이즈'를 물리치고 세상을 지킨다는 액션 판타지 장르의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다. 이 만화 같은 이야기에 전세계가 열광할 줄을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6월 20일 처음 공개된 이후 단숨에 넷플릭스 영화 1위에 오른 케데헌은 8월 27일 누적 시청 횟수에서도 역대 1위로 등극했다. 대표 2025-09-01 14:56
  •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49) 성도 기울고 나라도 기울다 - 경성경국(傾城傾國)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49) 성도 기울고 나라도 기울다 - 경성경국(傾城傾國) 김건희 여사가 결국 구속 수감되었다. 역대 대통령 배우자 중 수사기관에 공개 출석해 포토라인에 선 것도, 구속된 것도 김 여사가 처음이다. 전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 수감된 것 역시 처음 있는 일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부터 구치소에 재수감 중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3대 특검으로부터 받는 혐의는 총 35건에 달한다. 비록 재판이 한시적으로 중단되긴 했지만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범죄 혐의도 10건이 넘는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어쩌다가 그런 신세가 되었나? 돌이켜 보면 윤석열 정권은 출범 전부 2025-08-18 15:09
  •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48) 아첨의 끝판왕  - 연옹지치(吮癰舐痔)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48) 아첨의 끝판왕 - 연옹지치(吮癰舐痔) 갑질 논란에도 꿋꿋하게 버티던 강선우 여가부장관 후보자가 결국 낙마했다. 국회의원 현역불패 신화가 깨진 첫 사례라는 불명예까지 안게 되어서였을까, 갑질에 시달리던 보좌진에 대한 사과는 끝내 하지 않는 뒤끝을 보였다. 강선우 낙마의 여진이 채 가시기도 전에 강력한 낙마 후보가 또 등장했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 이야기다. 최동석 처장이 야인 시절 쏟아낸 발언들이 일으키는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 연일 매스컴을 통해 전해지는 최 처장의 어록은 전방위적이다. 그의 안테나에 잡히면 누구도 예외없이 막말 세례를 비껴가지 2025-08-04 15:23
  •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47) 조조의 능력제일주의 - 유재시거(唯才是舉)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47) 조조의 능력제일주의 - 유재시거(唯才是舉) 우리나라 중장년 이상의 연령대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중국 고전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열이면 열 '삼국지(三國志)'를 첫손에 꼽지 않을까 싶다. 어릴 때부터 유비, 관우, 장비, 조조, 제갈량, 조자룡 등 기라성 같은 등장인물들과 줄거리를 훤히 꿰고 있는 소위 '삼국지 키드'가 우리 주변에 흔하다. 삼국지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도원결의, 삼고초려, 읍참마속, 괄목상대와 같은 고사성어의 산실이기도 하다. 사실 삼국지는 서진(西晉)의 진수가 오나라 멸망 직후 정사(正史)를 편찬한 역사책이고, 우리 2025-07-21 14:45
  •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46) 담장 위의 풀 - 장두초(牆頭草)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46) 담장 위의 풀 - 장두초(牆頭草) 수년 전 지인들과 취미활동을 함께 하던 동호회에 소소한 갈등이 불거졌다. 당사자들이 만나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면 쉽게 해소될 문제였는데 단톡방에서 공방전이 벌어지면서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졌다. 보다 못해 양쪽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며 조속한 화해를 촉구했다. 그러자 한쪽 당사자로부터 이런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양비론은 기회주의자의 특징이다." 양자택일의 진영논리를 강요받는 우리 사회에서 양비론을 펼치다가 기회주의라고 공격을 받는 일은 흔한 일이다.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책임 소재를 불 2025-07-07 16:06
  •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45) 길이 끝난 듯해도 길은 있다 - 유암화명(柳暗花明)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45) 길이 끝난 듯해도 길은 있다 - 유암화명(柳暗花明) 남송을 대표하는 시인 육유(陸游, 1125–1210)는 피가 뜨거운 애국시인이었다. 남송은 대륙을 지배하던 송나라가 금나라에 의해 망하고 강남으로 쫓겨와 세운 나라로, 빼앗긴 중원 수복을 단념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주화파(主和派)가 득세했다. 북벌론을 주창하던 육유는 평화를 구걸하는 조정의 비굴한 태도에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를 부담스러워 한 주화파의 미움과 배척을 받아 지방관직을 전전하고 파직과 복직을 반복해야 했다. 일만 수에 달하는 시를 남겨 중국 역사상 최다를 기록한 육유는 우국충정이 담긴 시를 많이 2025-06-23 1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