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매출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수익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반도체 등 일부 업종과 대기업에 실적 개선이 집중되면서 기업 간 격차는 오히려 벌어졌다. 이자 비용이 발생하는 기업 10곳 중 4곳 이상은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연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98만2767개의 매출액 증가율은 2.4%로 집계됐다. 2024년(3.7%)보다 1.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2024년 4.6%에서 지난해 2.4%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비제조업도 2.9%에서 2.3%로 둔화했다.
제조업에서는 코크스·석유정제품의 매출액 증가율이 1.4%에서 -7.6%로 떨어지며 전체 증가세를 끌어내렸다. 전자·영상·통신장비 역시 19.6%에서 14.2%로 낮아졌지만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했다.
매출 증가세가 주춤한 것과 달리 기업들의 수익성은 개선됐다. 지난해 전체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2%로 전년(4.6%)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4.3%에서 5.2%로 높아졌다.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은 5.1%에서 6.3%로 상승했다. 특히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은 8.3%에서 14.0%로 크게 높아졌다. 조선·기타운수 업종도 6.4%에서 11.6%로 뛰었다. 비제조업 영업이익률은 전기·가스업을 중심으로 4.1%에서 4.3%로 소폭 개선됐다.
기업 규모에 따른 수익성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대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24년 5.6%에서 지난해 6.7%로 높아진 반면 중소기업은 3.0%에서 2.8%로 하락했다.
전체 기업의 수익성이 나아졌지만 이자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기업은 오히려 늘었다.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42.9%로 전년(42.8%)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자보상비율이 100%를 밑도는 것은 연간 이익이 이자 등 금융비용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재무 안정성 지표는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전체 기업의 부채비율은 116.2%로 전년(119.9%)보다 3.7%포인트 하락했다. 차입금의존도도 31.0%에서 30.4%로 낮아졌다.
이미주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전체적으로 기업의 수익성 지표가 개선됐지만 세부적으로는 대기업과 규모가 큰 기업으로 개선 효과가 집중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자보상비율의 경우 100% 미만 기업의 비중이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올해 1, 2분기 지표를 보면 중소기업도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2025년까지의 추세가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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