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發 경고등] 프랑스 시위에 韓 수출도 긴장…선박 부진 속 소비재 불확실성 확대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고물가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틀째 이어진 가운데 소방관이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 과정에서 불이 붙은 거리 바리케이드를 진화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고물가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틀째 이어진 가운데 소방관이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 과정에서 불이 붙은 바리케이드를 진화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프랑스에서 고물가와 공공서비스 악화 등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가 확대되면서 한국 수출에도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올해 들어 선박을 중심으로 수출이 20% 넘게 감소한 가운데 현지 소비 위축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소비재 수출 역시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수출 22.6% 급감…소비재 증가에도 선박이 감소세 주도

19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의 프랑스에 대한 수출액은 37억6413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8억6249만 달러)보다 10억9835만 달러(22.6%) 감소했다. 올해 전체 수출이 60% 가까이 증가하면서 1조 달러를 향해가고, 유럽연합(EU) 수출도 19.4% 증가하고 있는 와중에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품목은 선박이다. 올해 1~9월 선박·수상구조물 수출액은 10억7452만 달러로 전년 동기(22억1324만 달러) 대비 11억3872만 달러(51.5%) 급감했다. 전체 수출에서 선박이 차지하는 비중도 45.5%에서 28.5%로 축소됐다. 선박을 제외한 대프랑스 수출액은 지난해 26억4925만 달러에서 올해 26억8962만 달러로 오히려 1.5% 증가했다. 

이는 선박 인도 시점에 따라 수출 실적이 크게 달라지는 조선업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8월 대프랑스 선박 수출액은 약 6억9760만 달러에 달했지만 올해 8월에는 선박 수출 실적이 없었다. 

선박 외 주요 수출 품목에서도 감소세가 나타났다. 자동차·부품 등이 포함된 차량류 수출은 지난해 6억7110만 달러에서 올해 5억6124만 달러로 16.4% 줄었다. 기계류는 3억3678만 달러에서 2억4047만 달러로 28.6%, 항공기·부품은 1억5023만 달러에서 7297만 달러로 51.4% 감소했다.

다만 소비재를 중심으로는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1~9월 소비재 수출은 7억2381만 달러로 6.5% 증가했다. 원자재 역시 22.8% 늘었다. 전기기기·부품 수출은 3억9004만 달러에서 5억1105만 달러로 31.0% 늘었고 의료용품은 8338만 달러에서 2억3146만 달러로 177.6% 급증했다.

◆고물가에 시위까지 겹쳤다…현지 소비 위축·유통 차질 우려

문제는 프랑스 소비 여건이 악화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프랑스 통계청(INSEE)에 따르면 지난 9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6으로 장기 평균인 100을 크게 밑돌았다. 가계의 대규모 구매 의향과 생활수준에 대한 평가 역시 장기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이어갔다.

여기에 대규모 시위까지 겹치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에는 생활비 부담과 교육·공공서비스 악화 등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가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졌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약 55만명이 시위에 참여했으며 파리와 마르세유, 리옹 등 주요 도시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방화와 약탈에다 공공시설 등을 공격했다.

일부 상점의 영업 중단과 시설 파손 등 피해가 현실화하면서 현지 유통시장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시위가 장기화하면 소비심리 악화와 매장 운영 차질이 맞물려 한국산 자동차와 가전, 화장품 등 소비재의 현지 판매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물류 여건도 변수다. 프랑스 도로운송업체 단체인 OTRE는 연료비 부담 등에 반발해 21~22일 집단행동을 예고했으나 정부의 지원 약속에 이를 중단하기로 했다. 당장 운송업계가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시위 확산에 따른 도로 통제나 유통시설 운영 차질이 발생하면 제품 배송 지연과 추가 물류비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프랑스 내 사회적 혼란이 소비 감소와 수입 발주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자동차와 기계류 수출이 감소한 상황에서 현지 소비와 물류 여건까지 악화한다면 한국 수출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정부도 현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우리 기업에 직접적인 이슈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유통이나 물류, 현지 소비 판매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기업과 소통하면서 지원할 부분이 있으면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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