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이달 초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및 유럽 주요국 당국자들과의 회의에서 이 같은 구상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을 당시에도 러시아산 가스 수입 재개 방안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의 제안에 회의에 참석한 유럽 대표단은 크게 놀란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연합(EU)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여왔기 때문이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산 가스 공급 재개가 평화협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가스관이 다시 가동되면 우크라이나는 통과 수수료 수입을 확보하고, 유럽은 에너지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러시아산 가스 수출이 재개될 경우 미국이 관련 사업에 지분 참여를 요구해 수익 일부를 확보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유럽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백악관은 NYT에 보낸 성명에서 전쟁이 "유럽 전역의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리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쪽에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을 낳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최종 합의의 일부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경제적 유인책을 담은 포괄적 평화안을 놓고 우크라이나, 유럽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 왔다"며 "우리의 목표는 단순히 전투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평화와 경제 회복, 지역 전반의 안정을 위한 조건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동결된 러시아 자산 일부를 해제하는 방안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측이 마이애미 회의에서 러시아 정부 자산 일부를 해제해 미국이 감독하는 특수목적금융법인(SPC)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가스 수출 재개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NYT에 "어떤 형태든 에너지 협력을 재개하는 것은 우리의 이익이며, 지금은 오히려 유럽 자신들의 이익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제안은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대러 제재를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과 국제시장에 공급하는 이른바 '경유 딜'을 발표한 데 이어 16일에는 추가 대러 제재를 담은 그레이엄법 시행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제재 완화 조치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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