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물가 부담에 석유 최고가격 4주 더 동결…휘발유 1784원·경유 1773원

  • 17일 0시부터 4주간 적용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정부가 휘발유·경유·등유 등 국내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4주 더 동결하기로 했다. 중동 정세 불안이 이어지고 최고가격제 시행에도 석유류 물가가 1년 전보다 14.8% 오르는 등 서민 부담이 여전한 점을 고려한 것이다.

산업통상부는 오는 17일 0시부터 4주간 적용하는 11차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기존 10차 가격과 동일하게 유지한다고 16일 밝혔다. 최고가격은 정유사가 주유소 등에 공급하는 석유제품에 적용된다.

이에 따라 11차 최고가격은 ℓ(리터)당 보통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유지된다. 지난 6월 27일부터 적용한 7차 최고가격을 유종별로 150원씩 내린 뒤 8~11차까지 같은 가격대를 이어가게 됐다.

이번 결정은 높은 국제유가와 서민 물가 부담, 석유 수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최근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 이어지고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공항과 석유시설 등 주요 시설을 공격하면서 중동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국제유가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 15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105.9달러로 10차 최고가격 지정 당시인 9월 셋째 주 105.8달러와 비슷했다. 같은 기간 두바이유는 124.9달러에서 107.0달러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100달러를 웃돌았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8.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5일 국제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133달러, 경유는 170달러로 9월 셋째 주의 143달러, 193달러보다는 낮아졌다.

국내 에너지 물가 부담도 여전하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대로 둔화했지만 석유류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4.8% 상승했다.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는 상황에서도 국민이 체감하는 에너지 가격 부담은 여전한 셈이다.

국내 석유제품 판매량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9월 휘발유·경유 합산 주유소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3.7% 줄었다.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인 3월 둘째 주부터 10월 둘째 주까지 누적 판매량도 휘발유는 1.7%, 경유는 7.6% 감소했다.

9월 휘발유 판매량은 전년보다 3.0% 늘었지만 산업부는 전년보다 짧아진 추석 연휴에 따른 수요 집중과 고속도로 주유소 특별할인 등이 주된 원인으로 추정했다. 9월 휘발유 소비 증가분 약 3만6000㎘ 가운데 약 80%인 2만9000㎘가 추석 주간에 집중됐다. 이어 10월 첫째·둘째 주 휘발유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다.

국내 소비 감소에 따라 정유업계는 석유제품 수출제한 완화를 요청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 수급에 문제가 없는 범위에서 업계와 소통하며 수출 물량 관리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정부는 원유 수급에는 당장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10~11월 원유 도입량을 전년 평균 대비 100% 이상 확보한 상태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동 정세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석유 최고가격제를 통한 민생 안정을 도모하고 국내외 상황에 맞춰 최고가격제를 운영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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