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패트리엇 미사일 바닥"…미국과 불화 속 러 공습에 무방비 '우려'

  • 우크라, 이번 주 러시아 탄도 미사일 공격 거의 요격 못해

  • 젤렌스키, 최근 미러 '경유 딜' 및 '에너지 휴전' 압박 등에 트럼프와 불화

  • 유럽 정상들, 미국-우크라 관계 추가 악화 방지 위해 '분주'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갖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연합뉴스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갖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요격하는 데 핵심적인 미국산 패트리엇 방공미사일을 사실상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공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갈등까지 격화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안보 상황에 비상이 걸렸다.

15일(현지시간) CNN은 관련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재고가 바닥났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최근 러시아의 공격 당시 요격미사일 부족으로 탄도미사일 대부분을 요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발전소 3곳을 비롯한 에너지 기반시설을 겨냥해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이 공격으로 키이우에서 4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당시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4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다만 CNN은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가 남아있던 패트리엇 미사일을 소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지난 8월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막는 데 필요한 요격미사일이 기존 보유량의 10분의 1 수준만 남았다며 미국에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그는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의 우크라이나 내 생산을 위한 기술 및 생산 면허 확보도 추진해 왔지만, 실제 합의가 이뤄졌는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트럼프-젤렌스키 관계 악화


이 같은 우크라이나의 방공 전력 부족은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불거졌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를 키우고 있다. 다음 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진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 내 연료 가격을 낮추기 위해 러시아산 경유 수출 관련 제재를 완화하고 러시아로부터 경유를 공급받기로 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에는 러시아의 에너지 기반시설 공격을 중단하는 이른바 '에너지 휴전'을 강요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을 계속 공격하면서 휴전 구상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배신감을 느꼈다며 실망감을 토로했다. 그는 이번 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에 대한 제한이 끝났다며 공격 재개를 선언했고,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전날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

이 와중에 미국의 군사·정보 지원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드론 운용 등에 활용해 온 스페이스X의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와 군사용 위성통신 체계 스타실드의 기능이 최근 제한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우크라이나 측의 반발을 샀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정보 공유에도 차질이 빚어졌다고 주장했다. 위성통신 제한과 정보 공유 문제의 구체적인 범위 및 조치 배경은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러시아의 공습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과의 갈등이 장기화하면 우크라이나의 방공 역량과 전쟁 수행 능력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지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우크라이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패트리엇 요격미사일과 위성통신, 군사정보 공유 등 핵심 분야에서 미국의 역할은 여전히 크다고 진단했다.

유럽, 미국-우크라 중재 모색


이 같은 상황에서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동시에 미국과의 관계가 추가로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외교적 대응에 나섰다. FT는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낮출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영국도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에 나섰다. 앤디 버넘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은 지난 14일 런던을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났다. 영국의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해서는 방공 역량 강화 및 미사일 공급 확대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버넘 시장의 직함과 구체적인 지원 논의 내용은 원문 출처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EU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브뤼셀을 방문해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등 유럽 주요국 지도자들과 잇따라 회담했다. 미국과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유럽으로부터 군사·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방공 전력의 공백을 메우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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