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 충격에도 국고채 금리 하락…코스피 급락에 안전자산 선호

  • 국고채 10년물 6.8bp 하락

15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15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국내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의 추가 긴축 우려에도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자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인 채권으로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이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6bp(1bp=0.01%포인트) 내린 연 3.867%에 거래를 마쳤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6.8bp 하락한 연 4.193%를 기록했다. 5년물과 20년물 금리는 각각 4.0bp, 5.9bp 떨어진 연 4.007%, 4.237%로 마감했다.

특히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4.9bp 내린 연 4.289%로 지난 6월 19일(4.259%) 이후 약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907계약, 10년 국채선물을 601계약 각각 순매수했다.

국내 채권금리 하락은 증시 급락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될 정도로 급락한 끝에 전 거래일보다 7.57% 내린 5554.22에 장을 마쳤다.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채권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국채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가 14일(현지시간) 발표한 9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해 시장 전망치(3.6%)를 웃돌았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하며 예상치(2.5%)를 상회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가 부각됐다. 이에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CPI 발표 직전 4.77%대에서 장중 4.95%까지 치솟았고, 10년물도 5.19%대에서 5.33%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미국 증시가 하락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유입되자 국채금리는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2년물 금리는 4.82%대로 내려왔고 10년물도 5.20% 안팎까지 하락했다. 이후 아시아 거래시간에도 미국채 금리가 추가 하락하면서 국내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국내 국고채 금리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국채선물 매수세에 힘입어 하락 흐름을 이어왔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28일 연 4.119%에서 이날 3.867%로 낮아졌고, 10년물도 같은 기간 연 4.539%에서 4.193%로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주식시장 조정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와 채권 수급 개선이 금리 하락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국내 물가 부담이 남아 있어 추가 하락 폭은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3일 보고서에서 "금리가 현재 수준보다 더 하향 안정화되기 위해서는 물가 우려의 완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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