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1년] 거래 묶었지만 집값·전세 10%↑…외곽·임대차로 번진 부담

  • 대출 규제·토허제 확대에도 서울 아파트값 10.42% 상승…거래 위축 속 중저가·외곽으로 수요 이동

  • 전세 매물 줄고 월세 비중 확대…전문가 "공급 부족·매수 심리 함께 살펴야"

사진챗GPT이은별기자
[사진=챗GPT·이은별기자]

정부가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대출 문턱을 높인 것은 주택 매수 수요를 억제해 가격 상승세를 진정시키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10·15 부동산 대책’ 시행 1년 동안 서울 아파트 값과 전셋값은 모두 10% 안팎 올랐다. 거래는 줄었지만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중저가·외곽 주택으로 매수 수요가 이동하는 한편 임대차시장에서도 주거비 부담이 커졌다.

10·15 대책은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하는 한편 주택가격별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차등화해 매수 수요를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1년 뒤 시장에서는 거래와 가격이 따로 움직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대책 시행 직후인 지난해 10월 셋째 주부터 이달 첫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0.42% 상승해 대책 시행 전 1년간 상승률인 6.61%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전셋값도 9.96% 올랐다.

아주경제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토대로 대책 전후 동일 단지·동일 면적에서 거래된 서울 아파트를 분석한 결과 중위 거래가격도 12.7% 상승했다. 한강벨트 7개 구인 성동·마포·동작·양천·영등포·광진·강동은 19.1%, 강남 3구와 용산구는 12.1%, 그외 지역은 10.5% 올랐다.

중저가·외곽 지역에서는 거래와 가격이 함께 상승했다. 노원·도봉·중랑·금천 등에서는 대책 이후 거래가 증가했고 성북구 아파트 값은 16.52%, 서대문구는 14.40%, 강서구는 14.39%, 구로구는 13.69%, 노원구는 12.52% 올라 서울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고가 주택 대출 한도가 크게 줄면서 대출 여력이 상대적으로 남아 있는 중저가 주택으로 수요가 이동한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핵심 지역의 거래를 억제했지만 수요 자체가 사라지기보다 구매 가능한 가격대와 지역을 바꿔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임대차시장에서도 매물 감소가 이어졌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520건으로 1년 전보다 13.8% 줄었고 월세 매물도 1만9183건에서 1만7148건으로 10.7% 감소했다. 경기도는 전세 매물이 37.8%, 월세 매물이 47.2% 줄어 감소 폭이 더 컸다.

매물 감소에는 입주물량 부족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의무와 매매시장 진입이 어려워진 수요가 임대차시장에 남은 영향도 거론된다. 전셋값과 월세까지 오르면서 규제의 부담이 무주택자의 주거비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중저가 주택과 해당 지역 내 전월세시장이 가장 불안하다”며 “향후 서울 정비사업 이주 수요까지 겹치면 임대차시장 불안이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전월세시장을 안정화할 적기”라며 전세보증금 인상률 5% 상한을 지키는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최소 2030년까지 유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대출 한도를 일률적으로 제한하면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도 매수 심리를 위축시키기보다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집을 사야 한다는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도 “토허제 확대만으로 집값을 안정시키기보다 전월세 매물 부족과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등 임대차 공급 여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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