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본격적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한 직장인 A씨.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조금씩 투자 수익을 쌓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손실을 볼 때도 있지만 '안전 운전'으로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처음에는 어떤 종목을 사야 하는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그런데 투자 규모가 커지자 세금 부담을 줄이는 방법에도 관심이 생겼다. ETF 분배금과 예·적금 이자처럼 금융소득이 늘어날수록 절세 전략의 중요성도 커진다는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졌다. 동료가 건넨 조언은 간단했다. "ISA 계좌는 만들어뒀어?"
세금 없는 곳은 없다. 수익이 나는 곳엔 늘 세금이 따라붙는다. 주식시장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부동산만큼 큰 금액은 아니지만 그래도 세금을 덜 내면 그만큼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주식시장의 대표적인 절세 수단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다. ISA를 활용한 절세 노하우를 알아보자.
1000만명이 가입한 ISA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ISA 가입자는 1005만명으로 집계됐다. 2016년 3월 도입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입자 1000만명을 넘어섰다. 만 19세 이상 성인 인구 약 4407만명과 비교하면 성인 4명 중 1명꼴로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가입자 증가세도 가파르다. 지난 1월 말 800만명을 넘어선 뒤 7개월 만에 200만명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가입금액 역시 약 55조원에서 76조5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계좌당 평균 가입금액은 약 762만원이다. 국내 증시 상승으로 주식시장 참여가 확대된 가운데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서 운용하면서 세제 혜택까지 챙기려는 수요가 ISA로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대 400만원 비과세 '쏠쏠'
ISA의 가장 큰 매력은 세금 부담을 덜면서 자산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상장주식과 ETF, 펀드, 예·적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담을 수 있고, 계좌 안에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순이익을 기준으로 과세한다. 일반형은 순이익 200만원까지, 서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된다.비과세 한도를 넘는 순이익에는 9.9%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일반 계좌에서 발생한 이자·배당소득에 통상 15.4% 세금이 원천징수되는 것과 비교하면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세금 납부가 만기 해지 등 정산 시점까지 미뤄지는 과세이연 효과도 있어 운용 중 세금으로 빠져나갈 돈을 재투자하는 데 유리하다.
가입 전에는 조건도 살펴봐야 한다. 가입 대상은 15세 이상 근로자를 포함한 19세 이상 거주자지만 직전 3개 과세기간 중 한 차례라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었던 사람은 신규 가입이 제한된다. 납입 한도는 연간 2000만원, 누적 1억원이며 의무가입기간은 3년이다. 다만 모든 투자 수익이 ISA에서 더 유리하게 과세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상장주식의 일반적인 매매차익처럼 일반 계좌에서도 비과세되는 소득은 절세 효과를 따질 때 구분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절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ISA에서 ETF 등을 적립식으로 운용하면 장기적인 자산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투자를 막 시작한 사람일수록 어떤 상품을 살지뿐만 아니라 세금과 계좌 구조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생산적 금융 ISA도 곧 나온다
ISA가 처음부터 지금처럼 대중적인 계좌였던 것은 아니다. 도입 당시에는 가입 대상이 근로·사업소득자와 농어민 등으로 제한됐고,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한 의무가입기간도 기본 5년으로 설정됐다. 이후 2021년 가입 요건이 완화되고 의무가입기간이 3년으로 줄면서 활용 문턱이 낮아졌다. 제도 변화와 투자 환경이 맞물리면서 한때 관심이 주춤했던 ISA가 다시 투자자들의 선택지로 떠올랐다.기존 ISA와 별도로 새롭게 출시되는 절세 계좌도 주목해볼 만하다. 정부는 국내 주식과 국내 주식형 ETF 등에 장기 투자하는 '생산적 금융 ISA' 도입을 준비 중이다. 정부 발표안에는 이자·배당소득 비과세, 연간 2000만원·총 2억원 납입 한도, 일정 소득 이하 청년의 납입액 10% 소득공제 등이 담겼다. 기존 ISA와 달리 비과세 범위가 확대되는 게 특징이다. 생산적 금융 ISA에서 발생한 이자·배당소득은 한도 없이 전액 비과세해준다는 게 정부 안이다. 납입 총한도도 기존 ISA가 1억원인 반면 생산적 금융 ISA는 2억원으로 늘어난다. 다만 기존 ISA와 투자 대상 및 세제 혜택이 다른 만큼 실제 도입 시점과 세부 가입 요건은 최종 제도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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