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세종행에 금융권 "서울 거점 필요"…노조 "우리 이전은 별개"

  • 정책 협의·긴급 현안 대응 위한 서울 업무 거점 요구

  • 금융기관 노조, 행정기관·금융기관 업무 특성 구분 강조

서울 종로구 정부 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정부 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를 세종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확정되면서 금융권에서 정책 협의와 긴급 현안 대응을 위한 서울 업무 거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국책은행 등 금융기관 노조들은 금융위 이전과 자신들의 지방 이전 문제는 별개라며 기존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금융위와 소속 기관인 금융정보분석원(FIU)을 세종 이전 대상에 포함했다. 이전 시기는 내년 하반기이며 금융위 직원 340명과 FIU 직원 80명 등 총 420명이 대상이다.

금융권은 정책당국과 물리적 거리가 멀어지는 데 따른 업무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위와 금융사 간 협의는 기관장뿐 아니라 실무 부서에서도 수시로 이뤄지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은행권 해킹 사고처럼 신속한 공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대응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위의 세종 이전으로 현안 대응 지연이 발생하면 대관 업무 방식 조정 등 필요한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위가 이전하더라도 서울에 회의 공간과 실무 인력이 활용할 업무 거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른 정부 부처나 유관기관과 대면 협의하는 수요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FIU 등 일부 기능을 서울에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FIU는 업무가 현장 검사와 연결되고 관련 기관도 서울에 많이 있는 만큼 금감원과 함께 서울에 두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전산으로 지방에서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지만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기능은 서울에 남겨두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위 측은 전날 이전 발표가 나온 만큼 서울 업무 거점 마련 여부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금융기관 노조들은 금융위 이전이 다른 금융기관의 지방 이전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한국수출입은행 등 노조는 기존 지방 이전 반대 기조를 유지하되 금융위 이전을 계기로 별도 성명이나 집회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수은 노조는 금융위가 정책 방향을 수립하는 행정기관인 반면 국책은행은 기업금융과 해외 금융기관·발주처와 협업 등 현장 업무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 세종 이전으로 정부의 ‘경제수도 서울’ 구상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도 행정기관과 금융기관의 업무 특성을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이전이 금융기관의 지방 이전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취지다.

향후 공공기관 이전 방안 발표에 대비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수은 노조는 사측과 교섭에 착수했다. 이전 대상에 포함되면 총파업이나 결의대회 등으로 대응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