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설적인 래퍼 투팍(2Pac) 살해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갱단 두목 두에인 '케피 D' 데이비스(63)가 사건 발생 30년 만에 사실상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네바다주 클라크카운티 지방법원의 칼리 키어니 판사는 이날 1급 살인 혐의로 데이비스에게 최소 40년을 복역해야 하는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데이비스는 100세가 되어야 가석방 심사를 받을 수 있다. 현재 나이를 고려하면 남은 생애 대부분을 교도소에서 보내게 됐다.
데이비스는 1996년 라스베이거스에서 발생한 투팍 총격 사건을 주도하고 범행에 사용된 총기를 제공한 혐의로 지난 8월 31일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았다. 배심원단은 9일간의 증언 청취를 마친 뒤 약 3시간의 숙의를 거쳐 유죄로 판단했다.
장기간 미제로 남았던 사건은 데이비스가 자신의 범행 관여 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로스앤젤레스(LA) 지역 갱단 '사우스사이드 컴프턴 크립스'의 지도자였던 데이비스는 언론 인터뷰와 2019년 발간한 회고록 '컴프턴 스트리트 레전드'에서 사건 당시 총격 차량에 탑승했으며 범행에 사용된 총기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데이비스가 사건 당일 밤 투팍 일행에게 폭행당한 조카 올랜도 앤더슨의 복수를 위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판단했다. 직접 총격을 가하지 않았더라도 총기를 제공하고 총격을 지시한 만큼 살인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실제 총격범이 누구인지는 최종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앤더슨이나 차량 뒷좌석에 탑승했던 다른 남성이 총을 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데이비스는 조카 올랜도 앤더슨이 총을 쐈다고 주장했다. 당시 캐딜락에 함께 탑승해 있던 나머지 3명은 모두 사망했으며, 이 사건으로 기소된 인물은 데이비스가 유일하다.
검찰은 이날 선고 공판에서도 중형을 요청했다. 데이비스가 살인 사건에 관여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금전적 이익까지 추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투팍의 유족들도 법정에 참석해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여동생 세키와 샤쿠르는 오빠를 잃은 뒤 가족이 겪어온 고통을 전하며, 투팍이 살아 있었다면 음악을 넘어 사회운동가로도 활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스는 이날 경찰이 압수한 사진 등 소지품을 돌려달라고 요청했을 뿐 범행에 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판사가 추가로 할 말이 있느냐고 묻자 "아닙니다, 됐습니다(No, I'm good)"라고 짧게 답했다.
데이비스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과거 인터뷰와 회고록에서 자신의 역할을 과장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판결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데이비스는 회고록에서 힙합계 거물 션 '디디' 콤스가 투팍 살해를 대가로 금전을 제안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콤스는 사건 연루 의혹을 부인했으며, 검찰도 현재까지 다른 인물을 추가 기소할 만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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