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031년까지 정비사업 등으로 31만호 착공을 추진할 경우 이주 수요로 주변 전셋값이 단기적으로 최대 5% 상승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주택 공급 확대에 따른 가격 안정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정섭 울산과학기술원(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는 13일 서울갤러리 워크숍룸에서 열린 한국도시부동산학회 라운드테이블에서 ‘정비사업의 이주, 주변 주택가격을 상승시키는가’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서울시의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 계획을 토대로 이주 수요의 영향을 시뮬레이션했다. 올해 물량 3만호를 제외한 28만호가 2027~2031년 균등하게 추진되고, 공급 물량 중 기존 주택을 대체하는 멸실 비중이 약 76%라고 가정하면 연평균 멸실 규모는 약 4만2000호로 추산된다고 전제했다.
이를 서울시의 최근 3년간 연평균 전월세 거래량 약 64만건과 비교하면 추가 이주 수요는 기존 거래량의 약 6.6% 수준이다. 선행연구에서 도출한 가격 탄력성을 적용한 결과, 단기적인 가격 상승 폭은 약 1.4~5%로 추정됐다.
김 교수는 정비사업에 따른 가격 변화가 단기 상승에 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주택이 철거되면 주택 재고가 줄어드는 동시에 이주 수요가 늘어 임대료 상승 압력이 발생하지만, 사업이 완료돼 주택 공급이 확대되면 재고가 늘고 이주 수요도 줄어 가격 안정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정비사업 이주·철거에 따른 임대가격 상승 효과는 이주가 집중되는 시점에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단기적으로 나타난다”며 “준공 전후에는 정비사업 주택 공급에 따른 주택가격 안정 효과도 확인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정비사업 이주대책과 사업 속도 조절을 둘러싼 논의도 이어졌다. 박동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범위, 어디까지인가?’를 주제로 서울뿐 아니라 인접 수도권 지역까지 이주 생활권을 넓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재훈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정비사업 속도조절론의 위험성’을 주제로 사업 지연이 서울 내 신규 아파트 희소성을 키워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우리에게 정비사업 이주대책은 존재하였는가?’를 주제로 서울시의 기존 이주대책을 평가하고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 필요성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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