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당뇨병을 앓은 적이 있어. 나도 미리 보험에 가입하려고 하는데, 월 보험료 15만원 이하인 상품 중 보장 내용을 비교해 3개만 추천해줘.”
챗GPT에 이 같은 질문을 입력하자 보험상품 3개를 제시했다. 각 상품의 기본형 보험료와 주요 보장 내역, 환급금 등을 설명하고 비교·추천까지 해줬다. 더 구체적인 추천을 요청하자 설문 형태의 추가 질문을 제시하며 맞춤형 상담을 이어갔다. 보험설계사를 만나거나 보험사 홈페이지를 일일이 방문하지 않아도 AI와의 대화로 보험상품을 탐색할 수 있는 셈이다.
13일 보험연구원은 ‘ChatGPT Health 출시와 보험산업 고객 접점의 변화 가능성’ 보고서에서 챗GPT와 같은 범용 생성형 AI가 보험상품 탐색과 비교·선택을 돕는 새로운 채널로 발전하면서 보험산업의 고객 접점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AI가 단순한 보험정보 검색 수단을 넘어 개인 맞춤형 보험 상담을 지원하는 창구로 진화하고 있다. 오픈AI가 올해 1월 출시한 ‘챗GPT 헬스(ChatGPT Health)’가 대표적이다. 이용자가 의료기관의 의료기록과 애플 헬스 등 건강관리 앱을 연결하면 해당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건강 관련 질문에 답하는 서비스다.
여러 출처에 흩어진 의료기록과 생활습관 정보를 하나의 대화 맥락에서 종합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가령 이용자가 “지난 진료 이후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의료기록의 변화를 정리하고 다음 진료에서 확인할 사항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용자의 의료이용 경험과 건강정보를 바탕으로 보험상품의 장단점도 설명한다. 보고서는 이러한 기능이 개인의 건강정보를 고려한 보험상품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최근에는 보험 가입과 해지까지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사례도 등장했다. 스타트업 템포의 공동 창업자 조 디보이는 지난달 10일 엑스(X)에 메타의 AI 에이전트 ‘뮤즈’를 활용해 자동차보험을 갈아탄 경험을 공개했다. 기존 보험증서를 올리고 동일한 보장 조건의 저렴한 상품을 찾아달라고 요청하자, 약 5분 만에 연간 보험료를 3500달러 절약할 수 있는 상품을 찾아 가입하고 기존 보험까지 해지했다는 설명이다.
기존에는 소비자가 보험상품을 비교하려면 보험설계사와 상담하거나 보험사 홈페이지,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 등을 이용해야 했다. 이제는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도 자신의 건강 상태와 보험료 예산, 원하는 보장 범위에 맞춰 상품을 탐색하고 비교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보고서는 AI를 통한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확대되려면 정보의 정확성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윤지 연구원은 “챗GPT 헬스의 보험 선택 지원 기능과 기존 ChatGPT의 보험 관련 활용 사례는 범용 생성형 인공지능이 보험 가입 전 정보 탐색·비교를 돕는 추가 채널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면서도 “잘못 저장된 병력의 정정을 요구하거나 건강정보의 무단 제공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때, 의료기관을 상대로 행사할 수 있는 정정 요구권 등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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