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럽판 301조 방어 성공...대가는 자동차 수출 제한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인 마로시 셰프초비치와 지난 10일 베이징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AP연합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인 마로시 셰프초비치와 지난 10일 베이징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AP연합]
중국이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상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출을 제한하는 대신, 유럽판 '301조' 도입 움직임을 일단 저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양측이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기반한 협의를 이어가기로 하면서 전면적인 무역분쟁으로 번질 위기는 일단 진정됐다. 

중국과 EU는 9일 베이징에서 열린 무역협의에서 중국산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출을 조절하기로 합의했다. 회의에 참여한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향후 4년간 중국산 자동차 수출이 별도 조치가 없을 경우의 전망치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감축 기준은 2025년이나 2026년의 실제 수출량이 아니라, 기존 추세가 이어질 경우 향후 4년간 예상되는 수출량이다. 따라서 현재 수출량을 그대로 절반으로 줄인다는 의미는 아니다. 구체적인 시행 방식과 연도별 물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를 통해 2027년 수출 한도를 35만대로 설정한 후 3년간 매년 6%씩 늘리는 방안이 모색됐다고 전했다. 이 기준이 적용되면 2027년 35만대, 2028년 37만1000대, 2029년 39만3000대, 2030년 41만6000대라는 추산이 가능하다. 다만 이 수치는 최종 확정된 공식 쿼터는 아니다. 

중국은 이와 함께 유럽산 자동차 부품과 올리브유, 신발류 등 7개 품목군에 대한 관세 인하를 추진하기로 했다. 대상 품목의 현재 수출액은 약 40억유로이며, EU는 관세 인하가 시행되면 연간 최소 2억2500만유로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희토류와 영구자석의 수출 허가 절차도 원활하게 처리하기로 했다. 

이들 조치에 대한 반대급부로 중국은 EU를 협상 테이블로 돌려세우는 데 성공했다. EU는 현지의 강경한 여론을 바탕으로 대중국 무역 강공 드라이브를 펼쳐왔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은 미국 무역법 301조와 유사한 강력한 통상 대응 수단의 도입을 촉구해왔다. 중국은 자동차 수출 제한이라는 양보를 통해 EU의 일방적 조치가 확대되는 것을 막고, 시장 접근과 원자재 공급 문제를 WTO 규범에 기반해 협의할 여지를 확보했다. 

다만 유럽판 301조의 위협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번 합의는 세부 이행 절차와 후속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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